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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개발자다] “쏘카 차량 쉽게 찾았나요”…기술의 완성은 ‘대중화’

최민지
왼쪽부터 쏘카 커넥티드솔루션팀 이승범‧맹휘영 매니저 ⓒ쏘카
왼쪽부터 쏘카 커넥티드솔루션팀 이승범‧맹휘영 매니저 ⓒ쏘카
-쏘카 커넥티드솔루션팀 이승범‧맹휘영 매니저 인터뷰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새로운 기술은 개념에 그치지 않고 일상의 삶으로 스며들어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한 채 곳곳에서 쓸 때 비로소 ‘완성’이 된다. 불편을 줄여주고 편익을 극대화해 대중적으로 쓰일 수 있는 기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부, 연구, 개발의 차이가 무엇일까요? 등산에 비유하자면, 공부는 남들이 내놓은 길을 올라가는 것, 연구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것입니다. 개발은 연구로 만들어진 새로운 길에 도로를 까는 것입니다. 결국 기술의 궁극적 완성은 개발로 이어져 사람들에게 널리 쓰이는 데 있죠.”

이는 쏘카 이승범 커넥티드솔루션팀 매니저가 최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개발에 대한 철학이다.

이승범 매니저는 카이스트(KAIST)에서 기계과 석사를 취득하며 센서시스템‧장비를 연구한 후, 실내 위치 추적 스타트업 폴라리언트에서 근무했다. 폴라리언트가 쏘카에 인수된 후 이 매니저도 쏘카에서 측위 시스템 개발 등에 합류했다. 측위기술 개발만 약 5년 동안 매진해왔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이 매니저는 현장에서 바로 쓰일 수 있는 기술 개발 중요성을 더욱 깨달았다. 그는 좀 더 ‘일반화’할 수 있는 기술이 세상에 필요함을 느꼈다. 이용자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고, 즉각적인 변화를 제공할수록, 개발한 기술도 더욱 빛난다.

그렇다면, 쏘카 이용자에게 ‘지금’ 필요한 기술은 무엇일까? 차량과의 첫 만남부터 불편함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데 주목해 봤다.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 위치를 기억하지 못해 진땀 흘렸던 기억이 있다면, 이해하기 쉽다. 쏘카 차량을 앞서 빌린 고객이 반납을 잘못된 구역에 했다면, 다음 고객은 차를 찾느라 고생할 수밖에 없다. 이 때 고객센터는 차량 위치를 찾아주거나, 다른 차량으로 대체해야 한다.

이 매니저는 “쏘카 서비스를 이용할 때 고객과의 첫 접점은 사실 앱을 통한 예약이지만, 차와 함께 여정을 시작한다고 생각했을 때 고객이 처음 차를 찾아가는 순간을 고려해야 한다”며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날의 경험 전체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이 쏘카존에서 차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를 빠르게 해결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쏘카 고객 문의 중 2~2.5% 정도는 차량위치와 관련 있다. 이에 쏘카는 현재 차량위치안내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지하주차장 등 위치정보시스템(GPS) 수신이 어려운 지역에서도 차량 자체 움직임을 추적해 위치를 알려주는 추측 항법 기술인 DR-GPS를 도입했다. 1만7000대가량의 차량을 운영하면서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와 대량 도입에 부담없는 가격이 주효했다.

이 매니저는 “실내 측위는 춘추전국시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기술들이 나오고 있으나 통일이 잘 되지 않고 있다”며 “이중 추측항법(DR) 개념은 이전부터 있었다. DR은 저렴한 센서로 측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오차가 생기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쏘카존 중심 사업을 하면,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차를 보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DR-GPS는 기존 GPS 기술 한계를 극복해 실내에서도 위치 좌표를 생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차가 발생해도 쏘카존 중심으로 누정해 얻는 정보를 바탕으로 보정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특히, 실외에서도 GPS 오차 보정이 가능하다.

쏘카에 따르면 베타 서비스 결과 차량 위치 확인 성공률은 95% 이상에 달한다. 쏘카는 정확도를 높인 후 상반기 내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DR-GPS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제주사업팀은 존 운영 방식을 바꾸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개발자들은 컴퓨터 앞에서만 있지 않고, 현장으로 나갔다. 현장에 실제 센서를 가져가 다양한 변수를 확인하는 등 디지털 세계를 현실로 투영하는 과정을 몸소 겪었다.

맹휘영 매니저는 “신호값이 이상해 직접 현장에 가보면 예상치 못한 가속방지턱이 있는 사례도 있다”며 “무한한 변수가 있는 현장을 반영한 결과를 볼 수 있다. 측위는 몸으로 부딪히는 경험”이라고 전했다.

또 “잘못된 위치로 고객을 안내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 안내하지 못하는 건수를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98~99% 정확도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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