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민섭기자] 현대차, 기아 등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면서 '자동차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급팽창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단순히 기존 대기업이 숟가락을 얹은게 아니라 중고차가 완성차 시장의 후선시장(애프터 마켓)이 아니라 별도의 시장으로서 가치를 가진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 중고차 시장은 연간 거래규모가 30조원대로 금액면에서 완성차 시장을 능가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 등 혁신 기술의 채택이 빨라져 중고차의 순환 빨라지고 있어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입을 선언했음에도 지난 18일 증시에서는 관련업종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케이카의 경우 전일대비 3.80% 오른 3만1400원을 기록했으며 이날온라인 중고차시장 진출을 선언한 롯데렌탈도 8.6%오른 4만1600원, 이미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가 6.19% 오른 18만원으로 마감했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7일 중고차판매업에 대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어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즉, 대기업이 참여해도 된다는 결정이다. 중고차 판매업이 자동차 및 부품 판매업보다 소상공인 비중이 적고, 생계형 적합업종을 결정하는 기준인 '규모의 영세성'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현대차는 지난 7일 '인증 중고차' 시장 진출과 관련한 업계 상생방안으로 구매 후 5년, 주행거리 10만㎞ 이내의 인증 중고차만을 판매하겠다고 일단 몸을 낮췄다. 또 현대차는 중고차 시장점유율을 자체적으로 올해 2.5%, 2023년 3.6%, 2024년 5.1%로 제한하기로 함으로서 케이카 등 기존 사업자들과의 마찰을 최소화하면서 시장 진입을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렌탈도 이날 중고차 B2C 플랫폼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롯데렌탈은 이미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차 경매장인 롯데오토옥션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오토옥션은 1회 1500대의 경매가 가능하며 최대 4대까지 경매가 가능한 4-레인(Lane)으로 리모델링해 단일 규모 최대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렌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서비스를 전개할 계획이다. 온라인으로는 중고차 판매, 중개, 렌탈 등 주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쇼룸과 시승, 정비 체험 등이 가능한 멀티플렉스 매장과 연계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렌탈은 B2C 플랫폼 진출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중고차 전체 시장 점유율의 10%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기존 해외에서 소매 중고차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시장 진입이 점쳐진다.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도매 중고차 경매 사업으로 733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온라인 중고차 중개플랫폼인 오토벨 서비스 등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관련업계 및 시장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대차의 진입에 대해 두 가지 반응을 내놓고 있다.
먼저 국내에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 지수가 기존보다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SK엔카, KB차차차 등 대기업 주도의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으로 기존 중고차 시장에 대한 뿌리깊은 일반 국민들의 불신이 기존보다는 없어졌는데 이같이 인식 개선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다.
심지어 중고차를 못믿어 어쩔 수 없이 새차를 사는 경우도 있는데, 이젠 그런 불신의 고통에서 소비자들에게 기존보다 넓은 선택이 폭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경쟁사인 케이카도 오히려 현대차의 시장 진입이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반면 기존 종고차 시장이 확대돼왔지만 당분간은 중고차 시장에도 변화의 불확실성이 존재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 참여자의 증가로 인한 가격 경쟁은 여전할 것이며, 기존 중소 중고차기업들과의 상생전략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대기업의 시장 잠식은 언젠가는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또 이제는 기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자동차 시장 자체가 바뀌고 있고, 내연기관과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임을 지적하고 있다. 오히려 중고차시장의 레드오션화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