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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원 색출에 AI활용…전쟁도 AI가 승패 가른다

박세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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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한 나라 국방력이 이제 인공지능(AI) 활용도에 따라 결정되는 시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한때는 우수한 무기나 전술보다 다수 병력을 투입해 적을 압도하는 인해전술이 전쟁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이던 시절이 있었다. 가까이 6.25 전쟁에서도 중국 공산군은 숫자로 우세한 인력을 특정지역에 집중 투입, 끝없이 공격해 우리군을 심리적으로 압박했다고 알려진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의 한 가운데 있는 현대는 다르다. 갈수록 인구는 감소하고, ICT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AI기술을 접목해 적은 병력으로도 충분히 그만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올해 국방예산으로만 약933조원 가량을 책정한 미국도 미래 안보 역량을 AI에 상당부분 기대는 분위기다. 미국은 2018년 AI를 통해 국방부를 변화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합동 AI센터를 창설한 바 있다. 이 조직은 기존 정보화 담당 부서에서 차관 직속 부서로 격상됐다. 이후 2020년 미국 AI국가안보위원회는 AI기술을 국가 안보에 적용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 미국 상원은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향후 5년간 약 6조원 이상의 AI 연구개발 자금을 다수 기관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안보에 AI기술을 연구하고 적용하는 것에 있어 다수 국민들도 간접적 동의를 하고 있다는 의미와 같다.

특히 최근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실제 전쟁 수행 중 클리어뷰AI사 AI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기술은 러시아 공작원 색출, 소셜미디어 정보 식별, 사망자 신원 확인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이밖에 러시아는 2018년 시리아와 전쟁 당시 무인전투보병차량을 개발해 실전에 투입했고, 중국도 지능화 군으로 전환을 위해 군집 드론 등에 집중하는 추세다.

이와 같은 일련의 상황은 무인화 및 자동화 된 무기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운용 및 지원 체계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국내에서도 데이터(D)와 네트워크(N), AI(A) 기반의 스마트국방은 시작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국방부는 지난달 DNA기반 스마트국방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에 올해에만 1003억원이 투입된다. AI 분야에서는 특히 군 장병 관련해서 예산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AI와 SW전문인력 1000여명과 ICT예비산업인력 5만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곧 국군통솔권자가 되는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고, 국방 첨단화와 전문성에 방점을 두고있는 상황도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국방혁신 4.0'을 공략하면서 첨단과학기술 강군 육성을 위해 AI 기반 무인로봇전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상황이다. 국방 4.0체계를 마련해 AI기반 무인, 로봇 전투 시스템을 만들고 현장 전투요원을 50% 넘게 단계적으로 줄이면서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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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국방기술, 어디까지 왔나

AI기술을 전투력 강화에 활용하기 위한 국내 주요 방산업체와 연구원의 최근 행보도 주목해 봐야한다.

방위산업 전문업체인 LIG넥스원은 AI기반 기술을 통한 다중 표적 추적기술 개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지스트 머신러닝 비전 연구실에서 수행하는 첨단기술 개발에 회사에서 취득한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함정 전투체계(CMS),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기업인 한화시스템은 AI참모 등 작전 지휘가 가능한 AI솔루션을 개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AI기술을 하나의 연구소에 집중해 솔루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한화시스템 기반기술연구소에서는 전술훈련장비 AI시뮬레이터 체계, AI기술 기반 무인수상정 등 국방AI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미래기술의 하나로 AI를 꼽고, 무인화, 자율화, 지능화로 대표되는 미래 국방체계 구현을 위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부분가림 물체, 수중 음향센서 등 식별이 어려운 데이터로부터 AI를 통해 구분하는 등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연구소와 대학원을 중심으로 무인드론, 전장정보분석, 무인로봇 등에 AI특화연구센터를 확대해 국방 AI를 선도할 석,박사급 인력 5000명을 양성할 방침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이달 첫 발간한 국방기술 백서에 따르면 AI기술이 향후 국방에 중요하게 쓰일 핵심 기술임을 엿볼 수 있다. 이 중 스마트 인재관리 및 안심병영 관리 플랫폼은 이달부터 육군 인사사령부와 32사단에 구축돼 시범 운영된다. AI기반 기술을 활용해 개인 업무 성과, 전문성, 인성 특성 등을 객관화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초실감 보병전투 가상 훈련 시스템 핵심 기술도 특수부대 전투원들이 작전지역에서 체력과 전술 훈련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관계자는 "사실상 향후 AI기술을 통하지 않고 국방을 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방백서에 나와 있는 AI기술은 실제 상용화가 가능하거나, 향후 활용할 AI기술을 연구 중인 과제들이다. 현재 연구원에서 수행하는 약600개 과제 중 AI딥러닝이나 머신러닝을 이용하지 않는 과제가 거의 없을 정도로 국방에서 차지하는 AI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 국방분야에서 AI적용은 미국이나 중국과 기술격차가 있는 만큼, 더 적극적인 AI적용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기술품질원 '2021 국방 ICT조사보고서'에 따르면 AI분야에서 미국과는 약 3년의 기술격차가 나타났다.

AI업계 관계자는 "AI기술의 기본은 양질의 데이터다. 데이터 확보를 비롯해, AI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 그리고 전문인력 양성 등도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방 AI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벤처나 혁신기술 지원사업 등도 활발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세아
seea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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