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민섭 기자] 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는 '비정시근무'는 성별과 학력에 관계없이 취준생들에게 거부감이 가장 높은 일자리로 조사됐다.
또한 통근 시간에 대한 불편, 급여가 기대 수준보다 낮은 경우도 기피 대상으로 지목됐다. 비정규직 기피도 여전한테 특히 의약, 자연, 공학 계열의 경우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이 타 계열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원장 류장수)은 6일, 청년들이 취업하고 싶지 않거나 퇴사의 사유가 될 수도 있는 일자리 특징을 조사해 발표했다. 이 조사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한국교육고용패널조사Ⅱ(2020)’ 4차년도 패널 조사 자료 중 응답자 8353명을 대상으로 했다고 밝혔다.
조사 분석 결과, 청년들이 가장 기피하는 일자리 조건은 정시근무가 지켜지지 않는 직장(2.94점/4점), 불편한 통근 환경(2.74점/4점), 본인 기대보다 낮은 월급(2.74점/4점), 비정규직(2.68점/4점), 주 5일 근무가 아닌 직장(2.55점/4점)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기피항목으로 지목된 '비정시근무'는 성별과 학력에 관계없이 거부감이 가장 높은 일자리 조건이었다. 응답자의 75% 이상이 ‘근무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는 회사에 취직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9.0%p 거부감이 더 높았으며, 일반대 학생이 전문대 학생과 고졸자보다 높은 거부감을 보였다.
‘불편한 통근 환경’도 청년들의 일자리 선택에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전남, 인천, 경기, 충남 순으로 통근이 불편한 회사에 대한 거부감이 높았다. 서울, 인천, 경기의 경우 교통이 발달한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통근에 대해 강한 기피를 보이는 이유는 인구 과밀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원측은 분석했다.
조사결과 학력이 높을수록, 기준 이하 월급에 대한 거부감이 클수록 유보임금(노동자가 고용을 통해 최소한으로 받고자 하는 임금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유보임금이 가장 높은 집단은 일반대 학생 중 평균적으로 월 244만원(2020년 조사 당시 기준)으로 파악했다.
청년들의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체능 계열을 제외한 모든 계열에서 60% 이상의 응답자가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을 보였다. 의약, 자연, 공학 계열의 경우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이 타 계열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나며, 예체능 계열에서 비정규직 거부감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예체능 계열의 경우 프리랜서 근무 형태의 비중이 타 계열에 비해 높기 때문에 비정규직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은 주 5일 근무를 지키지 않는 회사들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5일 근무가 아닌 경우는 앞의 조건들과는 다르게 ‘취업하지 않겠다’에 응답한 비율이 48%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와관련 최수현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연구위원은 “5가지 취업 기피 직장 특징은 퇴사 및 이직을 선택하는 사유로도 적용할 수 있다”며 “워라밸이 지켜지지 않는 근무환경은 청년들에게 있어 취업하지 않거나, 취업했더라도 이탈할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이유는 청년 기피 5대 일자리 조건을 모두 갖춘 일자리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중소기업의 취업률을 높이고 양질의 노동력이 중소기업에 공급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분석 내용은 오는 15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서 발간하는 동향지 ‘THE HRD REVIEW’ 25권 1호 ‘조사·통계 브리프’를 통해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