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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러시아‧우크라 전쟁이 비트코인에 미치는 영향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이번주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장 큰 이슈였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가상자산 시장도 많이 흔들렸는데요. 지난 24일 전면 침공 소식이 전해진 이후엔 비트코인(BTC) 가격이 8% 가량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제재를 발표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 가격도 뉴욕증시의 흐름을 따라 상승세를 회복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한 주간 2~3% 가량 하락했기 때문에 큰 폭의 하락세는 아닙니다.

그런데 러시아 침공의 영향을 받은 건 비트코인 가격뿐만이 아닙니다. 이번 사태 이후 가상자산은 다양한 면에서 주목받고 있는데요.

우선 ‘전쟁 상황에서도 받을 수 있는 돈’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우크라이나에 비트코인 기부금이 쏟아졌습니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은 ‘가치중립적’이라는 시선이 보편화되고 있죠. 또 위험 상황에서 가치가 일정한 스테이블코인의 수요가 높아진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번주 <주간블록체인>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국제 정세가 어지러울 때 비트코인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나아가 스테이블코인의 수요는 왜 높아지는지 등을 함께 조명해보겠습니다.

◆우크라에 비트코인 기부금이 몰린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으로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에는 기부금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비트코인을 통한 기부금입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CNBC는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일립틱(Elliptic)을 인용해 러시아 침공 이후 12시간 동안 우크라이나 비정부기구(NGO) ‘컴백 얼라이브’에 40만달러(한화 약 4억8000만원) 규모 비트코인이 기부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컴백 얼라이브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지원하는 기구입니다.

컴백 얼라이브는 지난 2018년부터 기부 수단 중 하나로 가상자산을 채택했는데요. 러시아 침공 가능성이 높아진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트코인 기부금이 늘기 시작했고, 특히 최근 몇 주간은 급격히 불어났습니다. 일립틱도 우크라이나 NGO와 자원봉사단체를 대상으로 한 가상자산 기부가 활발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은행도, 해외송금망도 흔들리는 전쟁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타격을 받지 않는 송금수단입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를 통한 송금에 비해 송금 속도도 훨씬 빠르고, 수수료도 많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가치중립적’입니다. 어느 국가에 종속된 돈이 아니기 때문에 이념에 묶여있지 않습니다. 이념이 부딪치는 전쟁 상황에서 사용하기 적합하겠죠. 국경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뿐더러 검열에 강하기 때문에 더욱 중립적이기도 합니다. 또 익명으로 송금이 가능합니다.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에 비트코인 기부금이 몰린 배경입니다.

러시아 출신이자 이더리움(ETH)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도 가상자산의 가치중립성을 강조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이 랄려진 지난 24일, 부테린은 트위터를 통해 “이더리움(ETH)은 가치 중립적이다. 그러나 나는 아니다”라는 말을 남겨 화제가 됐습니다. 그는 “전쟁을 택한 푸틴의 결정에 굉장히 화가 난다”며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 사람들에게도 ‘범죄’다”라고 밝혔습니다.

◆가치중립성, 러시아에도 해당…금융제재 회피수단으로 쓰일 수도

하지만 비트코인의 가치중립성은 우크라이나에만 해당되는 게 아닙니다. 말그대로 ‘중립적’이기 때문에 러시아에도 해당될 수 있습니다.

현재 국제 사회는 러시아에 금융 제재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등 서방 동맹국들은 러시아를 국제금융결제망 SWIFT에서 차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금융 네트워크에서 고립시킴으로써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입니다.

SWIFT에서 차단하는 것은 굉장히 강력한 제재입니다. 다른 나라로부터 돈을 받는 주요 수단이기 때문에 러시아는 수출대금조차 받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러시아 재정이 위기에 처하게 되는 것이죠.

상황이 이렇게 되면 러시아는 어떻게 돈을 받으려 할까요? 전문가들은 러시아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가치중립적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러시아도 비트코인으로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즉, 금융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백훈종 샌드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만약 미국과 유럽이 금융 제재를 강화해 나간다면 러시아에서 비트코인 수요가 폭발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는 “리스크 헤지를 위해, 또는 무역이나 생업을 위해 유로가 필요한데 환전이 어려우니 대안이 필요해질 것”이라며 “가장 강력한 대안은 가치중립적 돈인 비트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가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예측도 나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때 서방의 금융 제재를 받은 이후, 자생력을 키웠습니다. 러시아 내 생산과 소비에 의존하는 전략을 택했고, 외환보유고도 쌓아뒀죠.

비트코인의 존재는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더합니다. 현재는 2014년에 비해 비트코인이 훨씬 더 보편화됐으므로 금융 제재를 피할 수단으로 쓰일 여지도 커졌기 떄문입니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최고경영자(CEO)도 트위터를 통해 “전쟁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비트코인 채택 가능성을 높인다”고 밝혔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수요 높아질 것” 분석도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건 비트코인뿐만이 아닙니다. 일각에서는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의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이유는 같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역시 비트코인처럼 가치중립적인데다 국경 없이 자유롭게 보낼 수 있죠. 가격 변동성이 있는 비트코인과 달리, 가격이 일정하기 때문에 전쟁 상황에서 ‘돈’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또 러시아 침공으로 투자 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일반 투자자들도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택할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포브스는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가운데 테더(USDT), USD 코인, 바이낸스 USD 같은 스테이블코인에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제임스 말콤 UBS 리서치 팀장도 블룸버그에 “가상자산 거래자들이 가상자산 시장 밖으로 돈을 옮기는 대신 스테이블코인에 돈을 넣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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