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2021년 역성장했다. 매출은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25일 한컴은 2021년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 3955억원, 영업이익 438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1.4%, 35.7% 감소한 수치다. 실적 악화는 연결 자회사의 부진 탓이다. 자회사인 한컴MDS의 일부 사업 중단 및 재작년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한컴라이프케어 매출·영업이익 감소가 대표적이다.
자회사 실적을 포함하지 않은 별도기준으로는 별도 기준 실적은 매출액 1153억원, 영업이익 437억원으로 전년대비 5.4%, 34% 늘었다.
한컴MDS는 2021년 7월 16일 독일 자동차용 시뮬레이션 및 검증 서비스 기업 디스페이스(dSPACE)의 총판 계약을 종료했다. 디스페이스가 2021년 6월 한국지사를 설립하며 자체 사업을 본격화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020년 기준 한컴MDS가 디스페이스를 통해 거든 매출은 175억원가량인데, 7월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하반기 관련 매출이 줄었다.
안정장비 기업 한컴라이프케어의 경우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특수’를 누린 기업이다. 한컴라이프케어는 2020년 매출 1518억원, 2019년 대비 128.6% 상승했다. 그러나 마스크 공급이 안정화된 2021년 매출은 전년대비 20.2% 감소한 121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87억원에서 66억원으로 82.8%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본 사업 경쟁력의 악화라기 보다는 단기 호재로 인해 급성장했던 작년 실적의 역(逆) 기저효과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컴은 올해 ‘글로벌-데이터-서비스’의 전략 기조하에 등 신성장동력 육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오피스 소프트웨어(SW)의 구독형 도입 등 한컴오피스의 서비스 모델 전환, 기업들과 연계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 사업 등을 추진한다.
또 설립 중인 해외 홀딩스를 통해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과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소프트웨어 개발키트(SDK)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는 등, 기술 중심의 서비스화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컴 관계자는 “최근 3년간 매년 영업이익을 20%이상씩 상승시키며 규모와 내실에서 모두 성장을 이뤄냈다”며 “새로운 방향과 체질개선, 과감한 혁신을 통해 이러한 성장기조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성장 흐름이 주춤한 가운데 한컴은 최근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자회사인 한컴MDS 매각이다. 현재 주간사를 선정한 뒤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이다. 한컴MDS의 경우 디스페이스 총판 계약 종료 등 악재가 있는 데다 성장률도 낮은 만큼, 매각 후 신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한컴MDS의 연결자회사 매각 여부다. 한컴MDS는 자회사로 한컴로보틱스, 한컴모빌리티, 한컴인텔리전스, 한컴프론티스, 한컴케어링크 등을 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인공지능(AI) 및 사물인터넷(IoT), 메타버스 사업을 담당한다. 지난 몇 년간 한컴이 미래 먹거리로 강조해온 사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