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민섭 기자] 10년전부터 온라인에 집중한 과실이 코로나19의 엄혹한 환경을 딛고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는 밑거름이 됐다.
LF 구본길 회장은 다른 패션기업이 온라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훨씬 앞선 2010년부터 온라인 패션 유통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이 결과 LF몰은 해마다 두 자리 수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LF몰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는 안드로이드 앱스토어 기준 500만 이상을 기록하는 등 압도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 결과 LF는 지난 2004년, 구본걸 회장이 LG상사 패션사업부문장(부사장)으로 부임했을 때만 해도 (당시 LG상사의 패션사업부문의) 연매출이 5000억원 남짓한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1년 1조793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지난 18년 동안 3배가 넘는 성장을 일궈냈다.
앞서 지난 10일, LF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588억418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6.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7930억7992만원으로 11.3%, 당기순이익은 1361억5446만원으로 무려 376.13%나 증가한 수치다.
연결 기준으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지난해 매출 1조767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매출 1조4508억원, 영업이익 920억원,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전문 계열사 한섬이 매출 1조3874억원, 영업이익 1522억원을 각각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괄목할만한 성과로, 업계 1위의 자리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LF측은 이 같은 실적 개선에는 남성복, 여성복, 액세서리, 스포츠, 수입 부문에서 균형 잡힌 브랜드 포트폴리오 사업구조가 위기 상황을 대응하는데 빛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특히 ‘잘 키운 브랜드 하나가 최고의 자산이다’라는 구본걸 회장의 특명 하에 헤지스, 닥스, 질스튜어트뉴욕 등 프리미엄 메가 브랜드 관리에 많은 투자를 단행한 것이 현재 안정적인 성장의 바탕이 됐다.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구본걸 회장의 주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LF는 2000년 ‘패션엘지닷컴’으로 업계 처음 온라인몰을 개설한 뒤 2010년 LG패션샵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온라인몰 육성을 시작했으며, 2014년부터 LF몰로 리뉴얼하여 모바일앱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LF의 자회사 코람코와 트라이씨클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M&A 귀재'로 불리는 구본걸 회장의 '통 큰 베팅'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는 평가다. 2015년부터 꾸준히 수익 다각화를 해온 노력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말 LF가 인수한 코람코자산신탁은 2021년 상반기 기준 부동산신탁업계 매출액 1위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코람코자산신탁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약 77% 성장한 1176억 원으로 전체 부동산신탁사 14곳 중 최고를 기록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리츠와 부동산펀드, 부동산신탁 부문으로 구성된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이를 통해 코람코자산신탁은 경영 안정화와 함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F가 2015년 인수한 트라이씨클도 구 회장의 '통 큰 베팅'이 빛을 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트라이씨클은 LF의 계열사로, 패션 브랜드 전문몰 하프클럽과 유아동 전문몰 보리보리 등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6000억원의 역대 최대 거래액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거래액 1500억원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완벽한 체질 개선을 통해 매년 두 자릿수 대의 가파른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LF 인수 당시와는 전혀 다른 우량한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으로 환골탈태했다.
회사 측은 치밀한 고객분석을 통한 최적의 서비스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오는 2024년에는 거래액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