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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인싸] “실력이 안 되면 마술로!”…마술 대중화 꿈꾸는 매직페이커 ‘니키’

이안나
‘핫’ 뜨거운 ‘랜선인싸’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랜선인싸는 온라인 연결을 뜻하는 ‘랜선’과 무리 내에서 잘 어울리고 존재감이 뚜렷한 사람을 일컫는 ‘인싸’를 합친 말입니다. <디지털데일리>가 독자를 대신해 여러 분야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랜선인싸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영상이 아닌 글로 만나는 인싸 열전을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나 좋아하고 호기심을 갖는 콘텐츠, 바로 ‘마술’이다. 그간 마법을 즐기기 위해선 예능 방송을 시청하거나 대형 공연장으로 찾아가는 방법이 있었다. 일상에서 일반인들이 마술을 즐기기엔 ‘장벽’이 있었다는 의미다. 국내 많은 마술사들이 있어도 쉽게 대중에 주목받기 어려운 이유다.

그 사이에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마술의 대중화’를 꿈꾸는 인물이 있다. 62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매직페이커 ‘니키(본명 양희준)’다. CJ ENM 1인창작자 지원사업 다이아TV 파트너이기도 한 그는 유튜브와 회사 ‘니키아티브’를 운영하며 마술의 대중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니키 채널엔 요즘 유행하는 30초 미만 ‘숏폼’ 영상부터 방송 프로그램 같은 20~30분짜리 영상까지 다양하다.

본인을 ‘매직 페이커’라고 소개하는 니키는 마술을 통한 트릭으로 볼링·큐브·당구·배드민턴 등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 대결하는 내용을 다룬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실력을 선보이는 모습에서 먼저 시청자들은 “대단하다”, “신기하다” 등 감탄사를 쏟아낸다. 니키 역시 전문가들 실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지만, 더 큰 재미는 그다음에 있다. 일반적인 방법으론 절대 이길 수 없는 전문가들과 대결에서 마술을 사용해 기록을 깨거나 이기는 모습이 나온다.

“실력이 안되면 마술로!”라고 말하며 니키 모습에 당황한 전문가들을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한편으론 ‘이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콘텐츠 하나하나엔 섭외·기획·편집 등에 담긴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크리에이터나 마술사를 꿈꾸는 이들부터 일반인 누구나 니키 채널에서 유익함과 재미를 모두 얻어갈 수 있다.

다음은 NICKY니키와의 일문일답.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유튜브 62만 구독자를 보유한 마술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마술사 니키입니다. 19년차 프로 마술사이고요. 2016년부터 매직페이커라는 마술 콘텐츠로 유튜브에서 활동 중입니다.

Q. 크리에이터 활동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요.


▲ 음악이라는 장르를 살펴보면 노래는 라이브로 듣는 게 가장 좋지만 시대 흐름에 맞춰 영상 매체로도 훌륭하게 발전을 거듭했잖아요. 또 가수들은 뮤직비디오를 통해 그 앨범이 상징하는 콘셉트와 자신의 매력 등 다양한 면을 대중에게 보여줘 더 많은 인정을 받는 게 부러웠어요.

마술도 직접 보는 방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영상 콘텐츠로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는 걸 직접 증명해 보고 싶었습니다. 처음 생각한 건 ‘매직비디오’였는데 마술을 신기하게 보이도록 담기도 쉽지 않고 이를 어디에 공개해야 할지, 공개하면 누가 볼지 답이 나오지 않았어요.

그러면 먼저 “내 마술 콘텐츠를 봐줄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보자”라는 마음으로 유튜브에서 구독자를 모으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Q. 마술 ‘트릭’을 알려달라는 주변 요청이 많을 듯 합니다. 종종 알려주기도 하나요?


▲ 네. 트릭은 굉장히 중요하긴 하지만 마술 가치가 트릭에만 있지 않거든요. 그 트릭을 마술사가 무슨 생각을 담고 어떻게 표현·연출하는지에 따라 삼류 마술이 될 수도 있고, 감동을 주는 예술이 될 수도 있어요.

마술사 수준 차이를 알려면 대중이 어느 정도 마술에 대한 지식을 갖는 게 저희에게 더욱 좋아요. 그래야 대중이 혹여 실망스러운 마술을 봐도, 그게 마술사 부족일 뿐 마술 자체 가치가 하락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전 누구와 만나든 마술을 배워보고 싶다고 말하면 흔쾌히 당장 할 수 있는 마술을 알려주며 트릭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곤 해요.

Q. 같은 마술사인 이은결씨가 출연했을 때 기분은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 네. 제가 마술사 꿈을 가지게 된 이유이자 제 마술 인생에 가장 큰 은인이니까요. 매직페이커 마술사편은 제 인생에서 손에 꼽히는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자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순간입니다. 선배님의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 제가 마술을 20년 가까이 해온 노련한 마술사여도 절대 게으름 피우거나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항상 저 멀리서 선배님 뒷모습을 보며 따라가기만 했는데요. 제가 매직페이커 마술사 편에서 선배님과 각자의 작품을 같은 무대에서 보여주는 날이 언젠가 올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사실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어요. 그 콘텐츠에서 선배님이 얼마나 절 배려해 주셨는지 설명하자면 정말 밤새워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예요. 정말로 후배를 아끼고 챙겨주시는 선배님이세요.

Q. 채널을 보면 대결 형식이 많아 섭외도 많은 편이고 기획, 편집 등에서 영상 한 편을 만드는데도 굉장한 노력과 시간이 들어갈 것 같습니다. 가장 공들이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먼저 다양한 노력들을 알아주시니 너무 감사드립니다. 가장 공을 많이 들이는 부분은 기획이에요. 제가 처음 생각한 기획 의도와 완성된 콘텐츠 간극이 얼마나 되는가? 함께 출연한 선수 분들 이미지가 조금이라도 퇴색된 부분은 없을까? 콘텐츠에 너무 의미가 많이 담겨서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등 다양한 경우를 항상 고민하며 빈틈을 최대한 줄이려고 해요. 저와 같이 콜라보를 한 상대분께서 직접 출연한 콘텐츠를 지인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하거든요.

Q. 기획 아이디어부터 콘텐츠 촬영·편집 등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 아무래도 혼자만으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품질의 콘텐츠다보니 제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에 영상팀을 만들었어요. 저와 초창기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채널을 만들어가고 있는 동생(리옌)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팀입니다. 저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와서 그런지 제 생각을 가장 빨리 이해하고 여러 영상 기법들로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어벤져스’ 같은 팀이에요.

동시에 콘텐츠 전반적인 기획, 제작(마술 도구), 연습들은 주로 제가 하는 편인데요, 일단 제가 마술로 실현 가능한 장르를 먼저 생각하고 팀원들과 논의합니다. 어떤 마술을 만들어야 실제로 선수분이 당황하고 본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할지 등을 고민해요. 마술로 실력 격차를 줄여야 하니까요. 그렇게 나온 마술 아이디어를 다시 한번 더 영상 팀원들과 의논한 뒤 진행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 상상들을 실현시키는 과정인 마술 도구 제작 중 90%는 제가 직접 제작하고 있어요. 도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비교적 짧은 연습 시간만으로도 촬영할 수 있습니다.

Q. 혹시 촬영 편집 중에 특히 힘들었던 편이 있나요?


▲ 매직페이커 콘텐츠 특성상 상대 선수와 실제로 대결을 하는 실제 상황에 선수와 시청자들에게 마술을 신기하게 보여줘야 하는 콘텐츠이기에, 쉬웠던 촬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편집 난이도 역시 높은 편이지만 그 중 가장 힘든 편으로 기억되는 건 포커편이에요.

일단 시청자들에게 대결 종목인 홀덤 룰을 알려드려야 하고, 포커 게임 특성상 두 사람의 치열한 신경전이 대부분 심리전으로만 이뤄져 시각적인 현상이 너무 부족했거든요. 왜 저 사람이 저기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려다 보니 난해했습니다. 처음 1차 편집이 나오고 2주 동안 계속 영상을 다듬으며 “다시는 심리전으로만 진행되는 카드 게임은 하지 말자”고 이야기를 했을 정도로 고생했어요.

Q. 팬들에게 반응이 좋은 콘텐츠는 주로 어떤 것인가요?


▲ 아무래도 스포츠 장르가 가장 인기가 좋아요. 가장 조회 수가 높은 콘텐츠도 탁구편(350만뷰)이고 스포츠 관련 콘텐츠들(검도·볼링·배드민턴·당구) 조회 수는 평균 100만 뷰 이상이에요.
아무래도 승부 결과가 즉각 나타나는 편이고 스포츠 선수분들 승부욕은 아무리 예능 콘텐츠여도 불쑥불쑥 나타나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재미 포인트가 돼서 반응이 좋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있을까요.


▲ 대한민국에 좀 더 다양하고 폭넓은 마술 콘텐츠들이 만들어질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저보다 더 기발한 상상들을 가진 마술사들이 우리나라에 있을 거예요. 그분들이 상상에서 끝나는 게 아닌 직접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생각 중이에요. 그러면 더욱 마술 콘텐츠 품질이 올라갈 것이고 더 많은 분들이 마술을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요?

Q. 크리에이터나 마술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 정말 머리가 아파요. 크리에이터나 마술사나 둘 다 창의적인 생각을 끊임없이 해야 하는 직업이거든요. 하지만 내 상상이 실현됐을 때, 그리고 그 실현된 상상을 보는 사람들이 재미있어하고 만족해할 때 그 행복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마술사와 크리에이터 둘 다 창의적인 생각으로 결과물을 만드는 직업이기 때문에 제가 둘 다 겸하면서 활동할 수 있었어요.

최고로 잘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그저 내 생각을 좀 더 또렷하게, 원하는 타깃 눈높이에서 콘텐츠를 만들어보길 바랄게요. 자신의 콘텐츠에 애정을 담아 수많은 생각 바탕으로 계속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어느 순간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나 마술사가 돼있을 거에요. 전 둘 다 하며 성과를 올리고 있기 때문에 장담할 수 있어요. 더 신기한 마술, 더 신기한 콘텐츠를 고민하지 마시고 ‘자신이어야만 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보세요.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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