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EV전지, 실적 기여 본격화…LG엔솔·삼성SDI, 2021년 ‘흑자’ SK온 올 4분기 ‘

윤상호
- 올해 캐팩스, LG엔솔 ‘6.5조원’ SK온 ‘4조원’ 삼성SDI ‘비공개’
- LG엔솔, “올해 매출 목표 19.2조원”
- 삼성SDI, “미국 공장 신규 추진”
- SK온, “IPO 시점 미정”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배터리 3사 전기차(EV)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흑자를 달성했다. SK온은 삼성SDI를 제치고 국내 2위 EV 배터리 업체로 올라섰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 차질 등도 문제다.

9일 배터리 3사가 작년 실적발표를 마무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 17조8519억원 영업이익 76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4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 에너지 및 기타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조9469억원과 5376억원이다. 전년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25.4%와 122.8% 성장했다.

SK온 작년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3조398억원과 6831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88.8% 확대했다. 영업손실은 이어졌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EV 배터리 공급량 순위는 LG에너지솔루션 2위 SK온 5위 삼성SDI 6위다. SK온이 처음으로 삼성SDI를 역전했다. 공급량은 ▲LG에너지솔루션 60.7GWh ▲SK온 16.7GWh ▲삼성SDI 13.2GWh다.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 20.3% ▲SK온 5.6% ▲삼성SDI 4.5%다. 세계 1위는 CATL이다. 96.7GWh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32.6%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작년 처음으로 EV 배터리 연간 흑자를 시연했다. SK온은 올해 4분기 분기 기준 흑자가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에는 현대자동차 코나EV 리콜 비용 탓에 연간 흑자에 실패했다. 2021년은 제너럴모터스(GM) 볼트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리콜이 있었다. 대신 SK이노베이션 소송 합의금을 받았다. 1회성 손익을 빼면 작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6조8597억원과 9179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대표는 “품질 향상 및 수익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올해 시설투자(캐팩스)는 6조3000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120기가와트시(GWh)인 연간 생산능력(캐파)을 2025년까지 합작사(JV) 포함 442GWh 증설을 공개한 상태다.

삼성SDI는 소형 배터리 사업이 주축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과 달리 EV 생산능력(캐파) 확대에 소극적이다. EV 배터리 사업 의지에 대한 의문도 나왔다. 삼성SDI는 이번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김종성 부사장은 “EV 배터리는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하겠다”라며 “헝가리 제2공장 증설과 미국 신규 진출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SDI는 캐파 현황과 올해 투자액 비공개를 유지했다. 작년 캐팩스는 1조6977억원이다. 작년 LG에너지솔루션 캐팩스의 42.4%다.

SK온은 공격적 투자를 지속 중이다. 올해 캐파 77GWh 확보 예정이다. 2025년까지 220GWh 이상으로 늘린다. 4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재무 부담이 가중했다. SK이노베이션 순 차입금은 2021년 기준 8조4129억원이다. 부채비율은 156%다.

SK이노베이션 김양섭 재무본부장은 “SK온 IPO는 현 시점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 속도를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라며 “올해 순차입금은 10조원대가 목표다. 전략적 재무적 파트너 유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원을 조달해 차입금 증가를 억제하겠다”라고 설명했다.

SK온 진선미 기획실장은 “분기 기준 손익분기점(BEP)은 올 4분기 달성이 목표다. 이후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2025년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대 중반”이라고 말했다.

올해 3사 실적 변수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 등 완성차 업체 조업 상황과 배터리 원자재 및 물류비 인상 여부다. 일단 상반기는 부정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올 하반기’ 삼성SDI는 ‘내년 상반기’ 해소를 기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목표는 19조2000억원”이라며 “연간 EV 시장 수요 성장, 원통형 매출 확대, 고객사 반도체 수급 이슈 및 리콜 대응 물량 우선 공급 등을 모두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SK온은 “배터리 소재 공급 확대는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이뤄질 전망”이라며 “반도체 수급 이슈,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우호적이지 않은 경영 환경이 지속하고 있다”라고 예측했다.

삼성SDI는 “2022년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수급난 등이 이어질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지속하겠지만 경쟁력 있는 기업에는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배터리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주주환원 정책 강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배터리 사업 분사 후 별도 상장을 보는 시선도 차갑다. 배터리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모회사가 감당한 재무적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로 성난 투자자를 달래기 위해 ‘추가 분사는 없다’고 공언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당을 하지 않으려 했지만 이사회가 제동을 걸었다. 현물배당과 배당성향 강화를 제시했다. SK온 IPO는 시점을 정하기 않았다. 삼성SDI는 실적과 상관없이 2024년까지 배당액을 확정했다. 또 현금흐름 일부를 추가 배당한다.
윤상호
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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