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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韓 콘텐츠 제작에 역대급 투자...망이용료·인센티브는 ‘글쎄’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넷플릭스가 올 한해 전년도 5500억원을 뛰어넘는 금액을 한국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망 이용대가·인센티브 등 한국 시장에서 안고 있는 문제 해결과 관련해선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내비쳤다.

19일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 라인업 발표회를 비대면으로 개최했다. 이날 넷플릭스는 2022년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하는 한편 지난 한 해 한국 콘텐츠가 국내외 시장에서 이룬 성과들을 공유했다.

◆넷플릭스, 2022년 韓 콘텐츠 라인업 '25편' 공개... 역대급 투자 규모


넷플릭스에 따르면, 넷플릭스 가입자가 한국 콘텐츠 시청에 할애한 시간은 지난해 말 기준 지난 2년 동안 6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 유료 구독자는 2020년 말 기준 380만명에서 500만명으로 늘었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신 오징어게임의 오영수 배우가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가 펼쳐졌다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한국의 창작자분들이 일궈온 저력이 한껏 빛을 발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한해 한국 콘텐츠가 이룬 성과를 총평했다.

이런 성과들에 힘입어 넷플릭스가 올 한해 전년보다 더 많은 금액을 한국 콘텐츠 제작에 투입할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한 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5500억원을 투자했다.

강동한 총괄 VP는 투자 규모를 묻는 질문에 정확한 답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작년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보았다. 그는 “지난 한 해 15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5500억원이 투입됐다. 올해의 경우 전년보다 10편을 더 제작한다. 투자 금액을 충분히 유추해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올해 한국에서 공개할 오리지널 콘텐츠는 총 25편이다. 오는 28일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의 극한 상황을 다룬 ‘지금 우리 학교는’을 시작으로 ‘소년심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안나라수마나라‘ ’글리치‘ ’택배기사‘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모럴센스‘ ’카터‘ ’서울대작전‘ ’정이’ ‘20세기 소녀’ 등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한 한국 영화도 선보인다.

강동한 총괄 VP는 “‘넷플릭스가 이런 것도 하나?’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드리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며 ”올해도 솔로지옥 등과 같은 예능프로그램 제작을 이어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 한국 콘텐츠가 가지는 차별점에 대해 “한국 대중들의 눈높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런 환경 속에서 ‘대중들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 잘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제작자들의 고민들이 건강한 경쟁의 토양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망 이용대가 지급 문제엔 기존 입장 '유지'... 인센티브 지급 방안은 "논의 중"

다만 넷플릭스는 한국 서비스를 위해 해결돼야 할 망 이용대가와 수익배분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망 이용대가와 관련해선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국내 콘텐츠제공사업자(CP)을 비롯해 디즈니, 메타(구 페이스북) 등 해외 CP들은 콘텐츠 전송과정에서 망을 이용한 데 따른 비용을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 지불하고 있지만 넷플릭스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망 이용대가를 '접속료'와 '전송료'로 구분지으며, 망 중립성 원칙에 의거해 이용자와 CP가 접속료를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뒤 전송 과정에 대한 비용(전송료)은 ISP가 담당할 몫이라고 주장해 왔다.

망 이용대가 지급 문제에 대해 강동한 총괄 VP는 “ISP와 넷플릭스와 같은 CP들은 상호 보완적이고 서로 없으면 안되는 존재”라며 “논의의 초점을 소비자의 이익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넷플릭스가 해야 하는 일과 ISP가 해야하는 일은 분리돼 있다”고 선을 그으며 사실상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콘텐츠 흥행에 따른 추가 수익 배분 문제도 언급됐다. 앞서 국내에선 오징어게임 등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에도 정작 국내 제작사에 돌아오는 추가 인센티브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제작비 지원을 대가로 넷플릭스가 작품의 지식재산권(IP)을 독점하는 형태의 계약 때문이다.

이에 넷플릭스는 콘텐츠 성공에 따른 수익을 어떻게 나눌 지에 대해 파트너들과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넷플릭스는 월 구독료를 내면 여러 콘텐츠를 한번에 볼 수 있는 월정액 서비스로, 콘텐츠 개별의 성공과 실패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즉, 추가 인센티브를 일일이 측정해 지급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는 것이다.

강동한 총괄 VP는 “여러 구조적 어려움으로 넷플릭스는 성공을 전제로 콘텐츠에 대해 더 많은 금액을 투입해 왔다”며 “예상을 훨씬 더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는 콘텐츠들에 대해선 시즌2에서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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