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2022년 끝나지 않은 이커머스 시장 재편...배달앱도 ‘도전장’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지난해 이커머스 업계는 활발한 합종연횡으로 ‘뉴노멀’ 시대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채비를 마친 곳들은 올해를 진검승부 시간으로 삼고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독점적 우위 기업이 없는 이커머스 업계가 어떤 판도로 바뀌어 갈지가 업계 초미의 관심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을 두고 업체들 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선 지난 12월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 총 7조200억원으로 전체 유통업체 매출 중 51.4%를 차지했다. 산업부가 2016년 온라인 유통업체를 조사에 포함한 이후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을 앞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쿠팡·신세계, 전국구 ‘물류경쟁’ 시작=온라인 시장이 활황을 이어가면서 국내 이커머스 선두인 네이버·쿠팡과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이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한다. 과점 구도가 형성된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네이버·쿠팡·신세계 모두 점유율이 각각 10%대에 그쳐 서로 고객을 뺏어오는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점유율 30%를 먼저 선점한 기업이 국내 시장을 재편할 지배적 사업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선 물류 인프라 확충이 급선무다. 업계 1위인 네이버는 물류 역량 강화를 위해 CJ대한통운과 손잡았다. 곤지암·군포·용인 풀필먼트 센터를 가동해 온라인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들도 고객들에게 빠른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돕는다. 이마트·홈플러스·현대백화점 등과 함께 장보기 서비스도 강화했다.

쿠팡은 상장을 통해 얻은 5조원 가량 실탄으로 전북과 경남·충북·부산 등에 물류센터 확보에 1조원 남짓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네 번의 유상증자로 1조3800억원 자금을 마련했다. 초기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고 물류 투자를 해 온 만큼 쿠팡은 현재 전국 30여개 도시에 100여개 이상 물류센터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올해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신세계그룹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우리가 결국 도달해야 할 목표는 제2의 월마트도, 제2의 아마존도 아닌 제1의 신세계”라며 “디지털 원년을 위한 준비와 계획은 끝났고 진정한 싸움의 시작”이라고 평했다. 신세계는 2025년까지 1조원 이상 물류 인프라에 투자한다. SSG닷컴은 온라인 주문 하루 최대 3000건을 소화하는 대형 PP(Picking&Packing)센터를 현재 7개 수준에서 올 상반기 30개로 확대한다. SSG닷컴은 올해 유료 멤버십도 준비 중이다.
◆컬리·SSG닷컴 ‘IPO 경쟁’...배달업계도 이커머스 참전=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빅3’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거래액이 급증하며 영향력을 확대하는 기업들 또한 존재한다. 신흥강자들은 규모에선 네이버·쿠팡·신세계에 밀릴 수 있지만 특정 카테고리 혹은 배달 역량으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온라인 쇼핑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

신선식품 중심으로 떠오른 마켓컬리는 올해 SSG닷컴과 비슷한 시기에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컬리는 홍콩계 사모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 규모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고 이 과정에서 4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상장을 위해 비식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컬리는 IPO로 자금을 확보해 물류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코로나19 시대 온라인 장보기 시장이 커지면서 기업들 간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배달주문 업체들도 영역을 넓히면서 이커머스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배민은 더이상 음식 배달 앱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배민은 배달앱을 넘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한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은 신선식품·생필품 위주 상품을 주문 즉시 바로 배송해주는 ‘B마트’를 선보인 이후 지난달 서울 강남 일부 지역에서 뷰티·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입점한 배민스토어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요기요 역시 반려동물 카테고리를 별도 운영 중이며 헬스·뷰티 카테고리에서는 랄라블라, 토니모리, 아리따움 등과 함께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음식·먹거리만으로는 치열한 시장 환경에서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구독서비스와 라이브커머스, 맞춤형 홈화면 등 종합 이커머스 업체들이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배달주문 앱에 도입하면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추세다. 새벽배송을 넘어 바로배송 서비스를 구축하는 흐름이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 선택지는 올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안나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