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2022년을 하루 앞두고 새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서도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시장을 이끌었던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웹 3.0’을 키워드로 하는 알트코인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 쏠리는 눈…새해에도 ‘낙관론’ 이어질까
우선 비트코인(BTC) 가격에 관해서는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가였던 6만 9000달러에 비해 30% 이상 하락했으나, 올해 들어선 70% 이상 오른 상태다.
비트코인이 새해에도 낙관적인 전망을 이어가려면 올해처럼 가격을 끌어올릴만한 호재가 꾸준히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수,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같은 호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대표적인 호재는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다. 앞서 미국에서는 지난 10월 비트코인 선물 ETF가 처음으로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을 받아 첫 거래를 시작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이야르 부사장은 야후파이낸스에 “올해 출시된 비트코인 선물 ETF는 롤오버 비용이 커 개인투자자가 투자하기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며 “이제 가상자산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한 만큼 새해에는 현물 ETF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재는 미국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비트코인 신탁상품인 ‘GBTC’를 비트코인 현물 ETF로 전환해달라는 신청서를 낸 상태다. 이외에도 여러 기업이 현물 ETF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다만 최근 비트코인의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비트코인의 점유율은 지난 29일 40% 밑으로 떨어지며 지난 2018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피터 스치프 유로 퍼시픽 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의 점유율이 2018년 6월 이후 처음으로 40% 밑으로 떨어졌다”며 “비트코인이 ‘퍼스트 무버’라는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 연준의 테이퍼링 조기 종료 등 규제환경이 변화했을 때 가장 영향을 받는 것도 대장코인인 비트코인이다. 규제로 인한 상황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샘 뱅크먼 프라이드(SBF) FTX CEO도 내년 가상자산 업계의 핵심 키워드로 규제를 꼽았다. 그는 "기관과 업계 간 규제 관련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들이 중요하다"고 봤다.
◆‘웹 3.0’ 내세운 알트코인 간 경쟁…플랫폼 전쟁도 본격화
비트코인의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새해에는 ‘웹 3.0’을 키워드로 하는 알트코인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웹 3.0이란 데이터가 분산화돼 저장되고,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을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차세대 웹 환경을 의미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구현되는 환경으로, 최근 웹 3.0을 키워드로 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계속 나오는 추세다.
기존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도 궁극적인 목표를 웹 3.0으로 잡고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이에 관해서는 웹 3.0이 ‘마케팅용’이라는 비판의 시선도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27일 보고서를 통해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웹 3.0에 대한 논쟁이 치열한데,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내년에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알트코인의 대장 격인 이더리움(ETH)을 잡기 위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더리움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NFT,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서비스의 성장으로 코인 수요가 늘고, 가격도 상승하는 플랫폼(메인넷) 프로젝트다.
여전히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점유율이 절대적으로 높으나 올해 들어 솔라나, 테라, 바이낸스스마트체인 등 이더리움 외 다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도 크게 늘었다. 이와 함께 솔라나의 기축통화인 SOL, 테라의 루나(LUNA), 바이낸스코인(BNB)의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한 연구원은 “2022년에는 지키려는 자(이더리움)와 빼앗으려는 자(루나, 솔라나 등)의 싸움이 전개될 것”이라며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비용과 속도에서 장점을 가진 테라와 솔라나의 추력이 거세지만, 결국 이더리움이 먼저 간 길을 따라가고 있다는 지적도 있고, 아직 이더리움의 위상을 위협하기엔 이더리움의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이라고 덧붙였다.
◆NFT는 성장 지속…체이널리시스 “아티스트 늘어날 것”
올해 시장을 휩쓴 NFT에 관해서는 내년에도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는 지난 30일 ‘2022년 가상자산 전망’을 발표하고 NFT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체이널리시스는 “아직 NFT를 발행하지 않은 많은 아티스트, 크리에이터, 게임 개발자 등이 NFT 컬렉션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에도 진화를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체이널리시스 조사에 따르면 올해 NFT 관련 페이지를 방문한 사람들은 여러 지역에 골고루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이널리시스 측은 올해 3월 이후 특정 지역이 40% 이상을 차지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NFT가 전 세계적 인기를 누렸다는 의미다.
다만 NFT를 구매해 수익을 거두는 사람들은 특정 세력에 쏠려있다는 게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에단 맥마혼(Ethan McMahon) 체이널리시스 애널리스트는 “NFT 수익의 대부분은 소수의 투자자들이 가져가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화이트리스트를 통해 낮은 가격에 투자하는 초기 투자자”라며 “2022년에는 봇을 활용해 민팅(발행) 단계에서 투자하는 등 다양한 NFT 투자 기술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