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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한국판 아마존’ 쿠팡, 주가 약세 반등 카드는?

이안나
- 지난 8월 이후 30달러 박스권 머물러…영업손실 축소 가시화 과제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화려하게 입성했던 쿠팡 주가가 연일 약세다. 누적 적자 폭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쿠팡은 ‘고객만족’과 ‘장기적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공격적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20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쿠팡 주가는 전날대비 3.36% 하락한 주당 28.1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상장 첫날 49.25달러로 장을 마감한 것과 대비하면 42%가량 빠진 수치다. 쿠팡 주가는 지난 8월27일 30달러 선 밑으로 처음 내려앉은 이후 네 달 가까이 30달러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회복하는 듯 했지만 다시 약세로 돌아서 현재까지 20달러 중후반에서 하회 중이다.

하지만 쿠팡은 현재와 같은 공격적 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점유율을 높이고 ‘고객만족’이라는 최우선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현재는 비용을 아끼기보다 투자를 해야 하는 시기라는 판단이다.

쿠팡은 지난 5·7·10월에 이어 지난달 네 번째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전체 금액은 1조3800억원에 달한다. 8월과 10월엔 토지와 건물 담보로 총 3650억원을 대출 받았다. 쿠팡은 확보한 자금으로 물류센터 운영과 신사업 투자를 이어간다. 현재 쿠팡은 전국 100곳이 넘는 물류센터를 보유 중이다. 향후 1조원을 투입해 부산과 전북 완주, 경남 창원·김해, 충북 청주 등에 추가 물류센터를 구축, 로켓배송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신사업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올해 배달주문 앱 쿠팡이츠를 본격 시작한데 이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등에 이어 쿠팡비즈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에도 진출했다.

실제 쿠팡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는 긍정적이다. 3분기 중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구매한 적 있는 활성 고객 수는 전년동기대비 20% 늘어난 1682만3000명이다. 활성 고객 1인당 구매금액도 276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3% 상승했다.

신사업 진행 상황에 따른 서비스 요금 정상화도 수익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가령 쿠팡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는 ‘와우멤버십’에 가입하려면 현재 2900원만 지불하면 된다. 이는 서비스 초기 멤버십 이용자 수를 늘리기 위한 프로모션 가격이다. 현재 SNL·어느날 등 드라마·스포츠·영화 등 콘텐츠가 풍부해지며 언제든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김범석 창업자는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전년대비 매출과 활성고객 수 등 지표가 우상향하고 있다”며 “코로나19 관련 비용 등이 소거된 후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쿠팡 매출은 매 분기 고공행진이다. 지난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48% 증가한 46억447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분기 매출 약 44억7000만달러보다도 약 1억3000만달러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는 이유는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3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9887만달러 늘어난 3억1511만달러를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3억2397만 달러다. 상장 이후 매 분기 3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면서 쿠팡 누적 적자는 4조원을 넘어섰다. ‘흑자전환’ 시기가 미정이다보니 증권가는 쿠팡 목표주가를 공모가(35달러) 아래로 낮췄다.

아직까진 쿠팡을 대체할만 한 경쟁사는 없다. 그러나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 강도가 점점 심화되는 건 쿠팡이 넘어야 할 산이다. 규모의 경제를 위해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온라인 유통 사업 확대를 도모하면서 경쟁 심화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SSG닷컴(3%)과 이베이코리아(12%) 점유율을 합한 15% 수준으로 쿠팡(13%)보다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

증권가에선 쿠팡이 주가 회복을 위해 물류투자에 대한 성과가 가시화될 시점을 눈여겨 보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쿠팡 주가 모멘텀 회복을 위해선 물류 정상화로 외형 성장률 회복이 전제돼야 하고, 분기별·연도별 영업손실 축소가 가시화돼야 한다”며 “신규 사업 비용 부담을 기존 사업 정상화로 극복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보여야한다”고 분석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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