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력 활용해 미래 먹거리 ‘확장’ - B2C 제품으로도 확장…LG전자 통증 완화기·자이글 산소 발생기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가전업체가 의료기기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가전제품 제조사로서 보유한 기술력을 활용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는 차원이다. 기업(B2B)용 제품과 가정에서 사용하는 개인(B2C)용 기기 두 영역 모두에서 뛰어들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국내 가전업체는 의료기기 진출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중견·중소업체도 활약하고 있다.
가전 제조사는 의료기기를 생산하기 유리하다. 가전제품을 제작할 때 쌓은 기술력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백신을 저장할 수 있는 냉장고를 생산할 때 일반 냉장고에 들어가는 기술을 확장해 적용하는 식이다.
대형가전은 이미 보급률이 높고 경쟁이 치열하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기존 가전에서 품목을 늘려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의료기기는 크게 병원에서 사용하는 B2B용 제품과 가정에서 사용하는 B2C용 기기로 나뉜다.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삼성메디슨에서 B2B용 제품인 초음파 진단기기 등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 역시 병원에서 이용하는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 등을 다룬다.
중견 가전업체는 올해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위니아딤채와 오텍캐리어는 백신이나 혈액을 저장하고 이동할 수 있는 냉장고를 출시했다. 위니아딤채는 올 6월 초저온 냉장고인 ‘메디박스’ 국내 시판을 시작했다. 듀얼 인버터 압축기를 탑재했다. 영하 75도부터 영상 10도까지 온도를 설정할 수 있다.
오텍캐리어는 올 2월 ‘바이오 초저온 냉동고’를 선보였다. 2개의 압축기가 독립적으로 운행되는 듀얼 독립 냉각 시스템을 적용했다. 영하 90도를 유지해 화이자 코로나 백신 등을 보관할 수 있다. 지난달에는 ‘혈액 냉동고·냉장고’를 출시했다. 시약을 비롯한 의약품과 혈액 보관이 가능하다.
개인용 제품은 아직 시작 단계다. 삼성전자는 전문적인 의료기기를 선보이기보단 일상적인 제품에 의료 기능을 더했다. 대표적으로 올 8월 선보인 스마트워치인 ‘갤럭시워치4 시리즈’가 있다. 갤럭시워치4 시리즈에는 체성분 측정 기능이 있다. 병원이나 헬스장에 놓인 전문 기기를 통해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접목했다. 이외에도 갤럭시워치4를 통해 혈중산소포화도와 심전도를 잴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통증완화기 ‘LG 메디페인(모델명 MSP1)’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경피성통증완화전기자극장치 품목인증을 받았다. 성별과 출생연도를 선택하고 목이나 어깨 등 치료를 받고자 하는 신체 부위에 전극패드를 부착하는 식으로 활용한다.
중소기업인 자이글은 웰빙 브랜드 ZWC를 내놓고 산소 가전 사업이라는 독특한 영역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산소발생기 ‘숲속’을 내놨다. 최대 95% 농도의 산소를 배출하는 기기다. 실내에서 사용해 면역력을 키우거나 피부 관리에 도움을 주는 용도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주요 업체는 기존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을 활용해 의료기기에 하나둘 진출하고 있다”라며 “코로나19 이후 의료나 위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만큼 앞으로 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