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해질 원재료 가격 급등…中 대신 韓 업체 뜬다

김도현
천보 자료
천보 자료
- 천보, F전해질 생산능력 확대…후성, 中 물량 확보 기대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배터리 시장에서 재료 가격 급등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대 공급처 중국이 전력난에 시달리면서 상승 폭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국내 업체는 대체 소재 또는 자국 생산기지를 통해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2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해액 첨가제 육불화인산리튬(LiPF6) 가격은 톤당 9600만원 내외다. 전년동기대비 4~5배 오른 수준이다.

전해액은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로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하도록 돕는 매개체다. 양극과 음극을 넘나드는 이온의 통로 역할이다. 주요 구성요소로 전해질염과 전해액 첨가제가 있다. 이중 첨가제는 배터리 수명 및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데 전기차 화재 이슈 등이 확산하면서 최근 주목도 높아진 상태다.

그동안 LiPF6은 범용 첨가제로 사용돼왔다. 싼 가격에 준수한 성능을 갖춘 덕분이다. 중국 업체가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리튬 가격이 치솟고 중국이 전력난 등으로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iPF6의 장점인 가성비가 사라진데다 지금은 돈을 더 주고도 못 사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대체 소재를 공급하는 기업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천보가 꼽힌다. 이 회사는 P전해질(LiPO2F2) F전해질(LiFSI) 등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존 LiPF6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다.

배터리 제조사에서 가장 주시하는 제품은 F전해질이다. 불에 타지 않는 난연성이 최대 장점이다. 기술 및 가격 장벽이 높아 활용도가 높지 않았으나 LiPF6가 비싸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향상했다. 이에 천보는 지난 6월 F전해질 생산능력 확대에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분야는 현재 무주공산이다. 중국과 일본 업체 등도 도전 중이지만 양산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천보 등 국내 업체에 기회다.

기존 LiPF6를 납품하는 후성도 긍정적이다. 후성 역시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어 전력난에 피해가 없지 않다. 다만 국내 생산시설이 정상 가동되고 있어 현지 업체 대비 생산 차질이 크지 않은 상태다. 폴란드 공장도 준비 중이어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주도하는 배터리 원재료 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라도 점유율을 가져온다면 향후 공급망 안정화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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