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인수하는 토스, 왜 ‘그랩’에서 힌트 얻었나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핀테크 기업 토스가 모빌리티 스타트업 ‘타다’를 인수하며 결제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토스가 참고사례로 든 동남아시아 차량 공유업체 그랩(Grab)처럼 성공 사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쏘카가 보유한 타다 운영사 VCNC 지분 60%를 인수하기로 하고 3사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토스는 단순한 모빌리티 사업 진출이 아니라, 결제사업의 외연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토스가 인수 사실을 발표하며 참고사례로 제시한 게 그랩이다. 그랩은 차량호출 서비스에서 핀테크 공룡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확장 순서는 반대이지만 토스는 그랩의 사업 방향과 유사한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랩은 2012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차량호출 서비스로 출발을 알렸다. 이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8개국, 200여 개 도시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융사업으로의 확장은 2018년에 본격화했다. 그랩은 지난 2018년 우버의 동남아시아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핀테크 등 추가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통망 확장을 넘어 금융서비스까지 진출하겠다는 복안이었다. 토스가 단순 제휴가 아닌 기업 인수를 통해 모빌리티 서비스에 나서는 것과 비슷하다.
금융시장에 진출한 그랩은 간편결제인 그랩페이를 비롯해 소액대출과 보험업까지 진출하면서 핀테크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그랩페이는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소지할 필요없이 바로 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 서비스로, 그랩은 이를 동남아 전역에 확대하면서 영향력을 강화해왔다.
결과적으로 그랩의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그랩 앱 다운로드 횟수는 1억9800만회를 넘었다. 127억달러(한화 약 15조원) 규모 동남아 차량호출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는 압도적 리딩 사업자가 됐다. 올해 말 나스닥 상장을 앞둔 그랩의 기업가치는 약 400억달러(한화 약 47조 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토스가 그랩처럼 인수작전을 펼침으로써 기존 서비스와 모빌리티 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송금, 결제 서비스는 물론 최근 출범한 토스뱅크와도 긍정적인 결합을 도모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그랩이 차량 서비스에 페이를 붙였듯 토스 역시 타다 요금 결제에 결제 서비스를 접목할 전망이다. 토스뱅크의 신용평가모형에 타다의 결제 데이터를 활용하며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모빌리티의 중요성이 커져 토스의 모빌리티 접목 시도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면서도 “모빌리티와 결제 앱이 함께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순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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