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한글과컴퓨터그룹(이하 한컴그룹)이 미래전략 산업으로 점찍은 항공·우주분야에서의 행보를 본격화한다. 내년 국내 최초의 민간 상용 인공위성 ‘세종1호’를 발사하고 자체 드론제품을 출시하며, 이에 기반한 영상 데이터 수집과 분석, 판매를 통해 올인원 영상 데이터서비스 분야에 진출한다.
2일 한컴그룹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김연수 한컴그룹 미래전략총괄은 “항공 우주분야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고객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자체 인공위성 발사와 드론, AI 분석서비스를 통해 영상 데이터 분야에 새로운 이정표를 쓰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한컴그룹의 신산업을 책임질 곳은 계열사인 우주·항공 전문기업 한컴인스페이스다. 한컴인스페이스는 항공우주연구원 출신의 최명진 대표가 설립한 곳으로 지난해 9월 한컴에 인수됐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는 “전세계 우주산업이 정부 주도의 우주산업(올드스페이스)에서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만큼, 한컴인스페이스가 국내 뉴스페이스 시대를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2년 상반기 국내 첫 지구 관측용 민간위성 ‘세종1호’ 발사
그에 따르면 드론영상, 감시카메라영상, 위성영상시장 등 전세계 영상 데이터 서비스 시장 규모는 올해 81조원에서 2024년 100조원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국내는 아직 2조500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이를 위해 한컴은 내년 상반기 국내 첫 지구 관측용 민간위성인 ‘세종1호’를 발사한다. 이를 위해 미국 우주위성 데이터 기업인 ‘스파이어 글로벌’과 협력한다. ‘세종1호’는 가로 20cm, 세로 10cm, 높이 30cm, 무게 10.8kg의 저궤도 초소형 인공위성이다. 지상으로부터 500km의 궤도에서 약 90분에 한 번씩 하루에 12~14회 지구를 선회한다. 5m 해상도의 관측 카메라를 활용해 7가지 파장의 영상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한컴그룹은 세종1호 발사에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세종2호와 3호, 이후 2023년까지 세종5호까지 순차적으로 위성 발사를 추진한다. 향후 사업 성장세에 따라 50기 이상의 군집위성을 발사 및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구 관측 영역을 세분화하고 데이터 취득 소요 시간을 단축,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컴그룹은 자체 개발한 정찰용 드론 ‘HD-500’도 첫 선을 보였다. HD-500은 가로 41cm, 세로 41cm, 높이 35,2cm, 무게 3.5kg의 관측용 드론으로 독자적인 기술을 적용해 이미지 및 영상 데이터 수집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최명진 대표는 “인공위성과 드론은 상호보완적 관계로 위성이 처리하지 못하는 부분을 드론을 통해 해결한다”며 “드론 시장 진출을 위해 한컴어썸텍과 순돌이드론 등을 인수했으며, 작년 세종대학교와 드론 핵심기술인 자율주행, 비행제어기술 확보를 위해 우주항공연구소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향후 교육용, 농업용, 국방용, 산업용 등 특수목적용 드론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제품 표준화를 통한 양산화 체계를 구축한다. 다중 드론 관제 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통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캐나다 인피니티 옵틱스와 JV 설립, 3년 내 해외상장도 추진
특히 현재 우주항공데이터 서비스가 활발한 곳이 농업 분야다. 최 대표는 “작황분석, 곡물생산량 예측과 같은 농업환경분석부터 지구온난화, 그리고 산림자원관리, 재난재해감시, 도심지 변화탐지까지 활용 분야는 무궁부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2년부터 인공위성 지상국 구축 및 운영, 무인 드론 관제 플랫폼 등을 통해 영상 데이터 서비스 사업을 펼쳐온 만큼 이번 인공위성 직접 보유와 드론 자체 개발을 통해 영상 데이터의 수집, 관리, 분석, 판매에 이르는 올인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컴그룹은 캐나다의 ‘인피니티 옵틱스’와 합작법인(JV)을 설립, 국내 완성형 초고해상도 센서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인공위성용 센서 공동 개발도 추진한다.
인피티니 옵틱스는 다양한 광학적외선(EO/IR) 센서의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하는 고해상도 주야간 듀얼 PTZ 카메라(상하좌우 및 줌 움직임이 가능한 카메라) 시스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광학카메라는 최대 135배 확대가 가능하고, 열화상카메라는 사람은 20km 거리, 차량은 50km 이상 거리까지도 검출할 수 있다.
이같은 광학 및 열화상카메라 모두 지상 거치 뿐 아니라 드론을 비롯한 비행체에도 장착할 수 있다. 또 1초에 0.001°~110°까지 상하좌우 정밀 조작이 가능해, 국경 및 해안 감시 등 해외에서는 민간은 물론 국방용으로도 수요가 높다.
최 대표는 “한컴인스페이스가 보유한 AI 분석 기술을 인피니티 옵틱스의 센서 기술과 연계해 인공위성용 센서를 공동 개발해 국내외 인공위성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 맥사테크놀로지 벤치마킹, 향후 M&A 통해 기술 확보 지속
한컴그룹은 인공위성과 드론, 완성형 초고해상도 센서까지 확보함에 따라 우주와 항공, 지상을 모두 커버하는 영상 데이터 서비스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영상 데이터 서비스 시장에서는 현재 가장 수요가 높은 농업 분야를 우선 공략한다. 국내 시장 외에도 농업 비중이 높은 동남아 지역까지 타깃으로 하고 있다.
최 대표는 “현재 이 시장의 97%는 해외에 있다”며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3년 내 해외 상장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한컴, 한컴라이프케어, 한컴MDS 등 그룹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공공시장의 다양한 수요에 맞춘 영상 데이터 서비스도 제공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그는 세계 1위 위성데이터서비스기업인 ‘맥사테크놀로지’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았다. 이 업체는 위성 센서와 영상판매, 분석서비스를 제공하며 연간 2조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 중인 기업이다.
그는 “향후 한컴그룹도 맥사테크놀로지스와 같이 위성체 개발 업체 등을 인수합병(M&A)해 기술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