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DD's톡] 마스크 특수 사라진 한컴···다시 본질 경쟁력을 묻다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최근 발표된 국내 IT대표기업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의 실적은 복합적인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고 있다. 다시 본질 경쟁력에 대한 질문이다.

2021년 상반기 연결 기준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악화됐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마스크 매출이 감소함에 따라 소프트웨어(SW) 매출이 늘었음에도 역성장했기 때문이다.

한컴의 2021년 연결 기준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은 1966억원, 307억원이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1.1%, 26.4% 감소했다.

연결 기준 감소폭과 달리 한컴 별도 기준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은 상승했다. 각각 579억원, 2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4%, 28.1%가 상승했다. 연결 기준 SW 매출액도 전년동기대비 7.2% 늘어난 1269억원이다.

줄어든 것은 제조 부문이다. 소방용호흡기, 보호의, 임베디드 하드웨어(HW)를 생산하는 사업 부문의 매출액이 전년도 상반기 대비 13.5% 줄어든 8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안전장비 자회사 한컴라이프케어의 매출 감소의 영향이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전년도 마스크 대란에 힘입어 전년 상반기 매출액 701억원을 기록, 한컴의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스크 공급이 안정화되면서 전년도대비 20.1%가 감소한 매출액 56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반짝 이슈로 로 인한 급상승 이후 역(逆) 기저효과인 셈이다.

한컴라이프케어의 매출 감소는 하반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작년 1362억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이는 한컴 연간 매출액의 33.9%에 달한다.

전년동기대비 역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컴이 기대를 거는 것은 네이버, NHN와의 협력이다. 한컴은 현재 클라우드 기반 웹오피스를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와 NHN의 협업 툴 ‘두레이’에 공급하고 있는데, 하반기 클라우드 및 서비스 분야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컴은 오는 10월경 한컴오피스의 신규 버전 ‘한컴오피스 2022’를 발표한다. 광학문자인식(OCR) 기술 고도화 및 음성인식, 음성 받아쓰기 등의 기능도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차기 버전 출시와 함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도 강화한다. 한컴오피스의 경우 2년의 기간을 두고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최근처럼 기술 발전이 빠른 상황에서 2년 주기의 제품 출시는 트렌드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한컴은 연내 협업 플랫폼 ‘한컴웍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우주·드론·로봇·메타버스 등 신기술 사업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컴은 김연수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김 부사장은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의 장녀다. 한컴MDS, 한컴인스페이스, 한컴케어링크 등 한컴그룹의 인수합병(M&A) 실무를 맡아왔다. 김 신임 대표 주도의 변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한편 한컴은 지난 6월 큰 폭의 주가 상승을 이뤄냈다. 연초 1만8550원이던 주가는 6월 2만원을 돌파, 8월 11일 2만82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다만 이후 큰 폭의 하락을 지속, 20일에는 2만1000원으로 떨어졌다. 열흘 만에 고점 대비 25.5%나 하락한 상태다.

이종현
bell@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