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반도체 공급부족 지속…대만 이어 한국 파운드리도 가격 인상

김도현
- 팹리스·완제품 업체도 가격 올려…당분간 상승세 이어질 듯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몸값이 천정부지다. 반도체 수요공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파운드리 업체는 제조단가를 계속 올리고 있다.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는 웃돈을 얹어서라도 생산을 요청하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스마트폰 TV 등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B하이텍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키파운드리 등은 최근 반도체 가격을 인상했다. 업체 또는 제품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두 자릿수 상승 폭을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시발점은 대만이다. 지난해부터 UMC VIS 등이 분기마다 10~20% 비용을 올린 데 이어 업계 1위 TSMC마저 반도체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현지업체에 따르면 TSMC는 하반기 들어 첨단공정은 20%, 중저가 제품은 15% 내외 인상률을 적용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스템반도체 시장 자체가 상대적으로 작다. 국내 파운드리 업체들이 단가를 큰 폭으로 올릴 수 없는 구조다. 하지만 반도체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서 대세를 따르게 됐다.

국내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실적에서 드러난다.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의 경우 생산라인 이설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은 작년 상반기보다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손익은 약 43% 증가했다. 파운드리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이외 업체들도 유사하다.

파운드리 가격 오름세는 팹리스와 완제품 업체에 직격탄이다. 팹리스 역시 반도체 인상분 만큼 제품 가격을 올리는 추세다.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와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이 비싸진 이유다. 대표적인 업체로 DDI가 주력인 LX세미콘이 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154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55.2%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가격 올랐기 때문에 완제품도 같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TSMC가 파운드리 단가를 인상하면서 아이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TSMC는 애플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단독 생산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생산능력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수요 증가세가 빠른 상태”라면서 “인텔 참전, TSMC 및 삼성전자 증설 등이 이뤄지고 있으나 반도체 부족 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격 상승세가 지속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파운드리 호황은 반도체 조립·테스트 아웃소싱(OSAT) 분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 업체는 파운드리가 제조한 반도체를 패키징 및 테스트한다. 대만과 한국 OSAT 기업들은 파운드리 증설에 맞춰 시설투자를 진행하는 분위기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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