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현 칼럼

[취재수첩] 대만 언론, 삼성전자 비판 강화…왜?

김도현
- 대만 언론, 삼성전자 GAA 기반 3nm 반도체에 의구심…TSMC 우선 애국주의 강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는 2023년까지 3나노미터(3nm) 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수 없을 것이다.”

19일 대만 정보기술(IT) 매체 디지타임스는 디지타임스리서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내년 7월부터 3nm 칩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진 TSMC보다 1~2년 이상 뒤처진다는 의미다.

디지타임스리서치는 근거로 GAA(Gate All Around) 기술을 들었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핀펫(FinFET) 구조보다 1면을 늘려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2nm 반도체부터 도입하는 TSMC 인텔과 달리 삼성전자는 3nm 제품부터 GAA를 적용한다. 공정이 바뀐 만큼 양산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이미 미국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업체 시놉시스는 삼성전자와 GAA 기반 3nm 공정 테이프 아웃에 성공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테이프 아웃은 공정 개발을 마치고 제조사에 설계도를 넘기는 단계다. 이를 바탕으로 설계한 칩을 검증한 뒤 시험생산을 시작한다.

삼성전자 역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2021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대략적인 시점을 공개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2022년 3nm 1세대 공정을 양산할 계획이며 2023년 3nm 2세대 공정 생산을 목표로 개발 진행 중”이라며 “3nm 1세대의 경우 주요 고객사와 제품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질 없이 개발 작업이 이뤄졌고 고객사까지 확보했다는 뜻을 내포했다.

국내 반도체 설계(팹리스) 및 디자인하우스 업체들도 삼성전자 로드맵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당장 내년 생산인데 문제가 생겼으면 공유하지 않겠나 싶다. 조금 밀릴 수는 있어도 큰 틀에서 예고한 일정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수차례 삼성전자의 5nm 반도체 수율(생산품 중 양품 비율)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대만 에이수스 시유셴유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엔비디아 그래픽카드가 부족하다. 업스트림 공급사의 수율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삼성전자다.

업계에서는 자국 업체 TSMC를 추격 중인 삼성전자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시장점유율 격차는 여전히 40%포인트 이상이지만 10nm 공정 이하로 한정하면 6대4 수준이다. 대만 언론이 의식한다는 사실이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많이 올라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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