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실리콘 음극재 상용화 ‘시동’…삼성·LG SK 경쟁 ‘본격화’

김도현

실리콘 음극재 확대 사진
실리콘 음극재 확대 사진

- 실리콘, 흑연 대비 밀도↑ 충전시간↓
- 내구성·팽창 우려 등 해결과제 상존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성능을 높이기 위한 ‘소재 전쟁’이 한창이다. 양극재에 이어 음극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11일 EV 배터리 음극재로 흑연에 이어 실리콘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음극재는 배터리 수명을 좌우한다.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다. 원료에 따라 흑연계와 실리콘계로 나뉜다. 현재 대세는 흑연계다. 흑연은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다. 실리콘은 에너지밀도가 높고 배터리 충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기존 흑연 음극재는 중국 BTR·샨샨, 일본 히타치·신에츠 등이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서 양산 체제를 갖춘 곳은 포스코케미칼 정도”라며 “실리콘 음극재는 외산 업체도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선점할 기회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는 2025년까지 연평균 70% 성장률이 예상된다. 전체 음극재 시장에서 실리콘 음극재의 비중은 2019년 3%에서 2025년 11%로 확대할 전망이다.

삼성SDI '젠5' 배터리
삼성SDI '젠5' 배터리
삼성SDI는 하반기 양산하는 ‘젠5(Gen5, 5세대) 배터리’에 실리콘 음극재를 투입한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을 통해 자체 실리콘 음극재 ‘SCN(Si-Carbon-Nanocomposite)’ 특허를 확보했다. 실리콘과 흑연을 혼합했다. 실리콘 함량은 7~8%다. 업계 최대 수준이다. 생산은 BTR이 한다. 국내 협력사도 물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주전자재료와 협력했다. 대주전자재료는 세계 최초로 실리콘 음극재를 상용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포르쉐 타이칸에 공급한 배터리에 실리콘 음극재를 이용했다. 실리콘 함량은 3% 내외로 추정된다. LG화학 실리콘 음극재 연구개발(R&D)은 초기 단계다.

SK이노베이션은 그룹 차원에서 실리콘 음극재 R&D를 진행 중이다. SK머티리얼즈는 미국 그룹14테크놀로지와 합작사(JV)를 세우기로 했다. 그룹14는 실리콘 음극재 관련 기술 및 특허를 보유한 회사다. 2023년 양산 목표다. SKC도 차세대 양극재 및 음극재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FIC신소재 ▲유로셀 ▲인동첨단소재 등도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 중이다. 미국 유럽 등 해외 자동차 제조사가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케미칼도 실리콘 음극재 양산에 85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한편 실리콘 음극재 단점은 내구성과 팽창 문제다. 흑연 대비 잘 부서진다. 또 실리콘은 부풀면 배터리 수명 단축과 폭발 위험이 올라간다. 업계는 이를 흑연과 실리콘을 섞는 방식으로 보완하고 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