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쇼핑, 올레TV 등에 업고 선두자리 탈환할까
- 체급 키우는 K쇼핑, 수익성 중요한 NS홈쇼핑 채널 위치 변경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KT알파가 운영하는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채널 K쇼핑이 기존 터주대감 TV홈쇼핑을 밀어내고 ‘황금채널’에 진입하게 될 전망이다. K쇼핑은 T커머스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했지만 최근 SK스토아와 신세계TV쇼핑에 밀리자 유리한 채널을 선점해 역공을 노리고 있다.
14일 유료방송·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KT 올레TV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K쇼핑과 NS홈쇼핑 채널을 변경하는 내용을 담아 사전 검토의견서를 제출했다.
유료방송은 연 평균 1회 채널 개편을 단행한다. 채널 개편 전 특정 번호를 희망하는 홈쇼핑 사업자들과 비공개 협상 후 번호를 결정한다. 특정 채널번호에 더 많은 송출수수료를 제시한 업체가 선정되는 식이다.
특히 홈쇼핑 업계에선 5~12번대 지상파 채널 사이에 위치한 채널을 ‘황금채널’로 분류한다.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높은 지상파 사이에 자리를 잡으면 다른 채널로 이동하는 시청자를 잡는 ‘재핑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채널위치가 매출로 직결되는 만큼 황금채널을 잡기 위해선 높은 송출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유료방송과 홈쇼핑 업체들의 계약은 비공개 협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금액을 알 수는 없다. 다만 K쇼핑이 2번에서 12번으로, NS홈쇼핑이 12번에서 2번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K쇼핑이 더 높은 송출수수료를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K쇼핑은 T커머스 채널 중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SK스토아·신세계TV쇼핑 등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면서 한때 매출과 수익 모두 3위까지 밀려났다. K쇼핑은 다시 선두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일 K쇼핑을 운영하던 KTH는 KT엠하우스와 합병해 KT알파로 새출발했다. 커머스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해 취급고 5조원을 달성하겠단 목표다.
이번에 높은 송출수수료를 지불해서라도 황금채널로 진입한 배경도 수익성보단 매출을 높여 몸집을 키우는 방향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KT 올레TV는 지난 6월 기준 가입자 900만명을 넘어서며 인터넷TV(IPTV)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K쇼핑이 올레TV 황금채널에 들어설 경우 취급고가 단박에 급증하고 SK스토아와 신세계TV쇼핑을 앞지르는 것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2번과 12번은 채널가치가 확연해 황금채널로 들어온 K쇼핑 취급고는 크게 올라갈 수 있다”며 “영업이익은 많이 떨어지겠지만 매출을 늘려 체급을 키우고 순위를 회복하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12번 황금채널에서 상대적으로 비인기채널인 2번으로 자리를 옮긴 홈쇼핑은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NS홈쇼핑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K쇼핑과 원만한 협의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NS홈쇼핑은 현재 자회사 투자를 위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어 수익성 유지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NS홈쇼핑은 사업 특성상 식품 판매 방송 편성 비중이 60%를 넘는다. 식품은 패션·화장품 등 다른 홈쇼핑 업체들이 주력하는 제품들과 달리 단가와 영업이익률이 모두 낮다. TV홈쇼핑 성장 정체기에 더해 NS홈쇼핑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4.9%에서 올 1분기 3.6%로 지속 하락했다. 이에 매년 송출수수료가 20~30%씩 올라가는 상황에서 NS홈쇼핑은 수익성을 위해 채널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는 해석이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을 하면서 기존 채널에 대한 무게 중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과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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