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선다.
13일 KRISS는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난 2년간 관련 분야에 대한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KRISS는 세계 최고 수준의 측정표준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소부장 업계의 ▲원천기술 개발 ▲반도체용 가스소재 국산화 ▲연구장비 및 인력 양성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진공기술기반구축사업을 통해 진공측정 평가시스템을 마련해 산업체의 수요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관련 문제를 해결해 왔다. ‘반도체 물성측정 공정진단’ 분야 국가연구실(N-LAB)에 지정된 반도체측정장비팀은 2019년 일본 수출규제 이후 외산 장비와 국산 장비의 성능 비교 등을 수행해 토종 장비 성능 입증 및 사용 장려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플라즈마 변수를 직접 측정할 수 있는 밀도측정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는 웨이퍼 공정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플라즈마 밀도값 및 균일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측정불확도 2% 이내로 업계 최대 수준이다.
향후 기기에 센서가 내장된 ‘지능형 식각공정 장비’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해외 업체가 독점 중인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기술혁신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KRISS 강상우 첨단측정장비연구소장은 “공정 중 측정과 공정 후 측정이 합쳐지면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측정기술 도입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현실화하려면 핵심 측정장비의 원천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KRISS는 적극적으로 기술개발에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불화수소 분야다. KRISS 가스분석표준그룹은 불화수소 생산능력은 갖췄지만 품질을 검증하는 문제가 있던 국내 기업을 지원했다.
고순도 불화수소는 일본의 제재 품목 중 하나로 반도체 회로를 깎거나 세정에 쓰이는 소재다. 10나노미터(nm) 이하 정밀회로 제작일수록 정확도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6N(99.9999%) 이상 초고순도 제품이 필수다.
고순도 가스의 순도분석에는 2가지 방법이 있다. 순도를 직접 측정하는 법과 가스에 포함된 불순물을 분석해 이를 빼는 간접적인 방법이다. 주된 측정 대상은 불순물이 많이 섞인 소재이기 때문에 100에서 불순물 성분을 빼서 값을 구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를 위해서 각종 불순물 가스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와 인력 및 기술력이 필수적이다. KRISS는 관련 인프라를 확보한 상태다.
SK머티리얼즈 품질분석 담당 박치복 팀장은 “앞으로도 KRISS와의 협업을 통해 반도체용 가스 소재의 품질을 향상시켜 고부가가치 소재 기술회사로 도약하는 것은 물론 국가 소재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KRISS는 소부장 업체 육성도 진행하고 있다. 국산 연구장비 활용도 제고 및 성능 고도화를 위해 ▲국산연구장비활용랩 ▲오픈 이노베이션랩 등을 운영 중이다.
연구장비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연구장비 소프트웨어(SW) 개발교육 ▲KRISS-연세대학교 학연교수 제도 신설 등을 이행했다.
KRISS 박현민 원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측정표준·측정과학기술 역량과 인프라로 국산 장비 성능검증을 비롯한 측정연구장비 개발, 맞춤형 인재 양성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지원을 통해 대한민국 소부장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겠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