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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 성인 게임 되나?…알고 보니 '셧다운제'가 뒷배경

왕진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마인크래프트는 오픈월드에서 블록을 쌓아 집을 짓고, 몬스터를 물리치거나 모험을 떠날 수 있는 샌드박스 장르의 게임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교육적, 창의적 게임의 대명사이며, 많은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즐기는 게임이기도 하다.

그러나 마인크래프트는 곧 있으면 국내 한정으로 성인 게임이 된다. 이유는 무엇일까?

2일 네이버 마인크래프트 팬카페 '우리들의 마인크래프트 공간(이하 우마공)'은 '한국 마인크래프트 포럼' 등 국내 마인크래프트 관련 단체 9곳과 함께 '한국 마인크래프트 성인 게임화에 대한 공동 성명문'을 대표 발의했다.

우마공은 마인크래프트가 성인 게임이 되는 게 크게 두 가지 배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과거 셧다운제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라이브(Xbox Live)는 국내에서 미성년자의 이용이 금지됐다.

또, 최근 마인크래프트의 제작사 '모장'은 계정 로그인 방법을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게임 이용을 원하는 유저들은 로그인을 위해 향후 Xbox Live를 이용해야 한다.

즉, 마인크래프트를 하려면 Xbox Live 계정이 필요해져 한국에서는 미성년자가 마인크래프트를 플레이할 수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우마공 측은 국내에서 시행 중인 셧다운제가 마인크래프트를 성인 게임으로 되게 한 일등공신이 됐다고 강조했다.

셧다운제는 온라인 게임 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만 16세 미만 청소년은 밤 12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규제로, 2011년부터 시행돼 왔다.

우마공 측은 이렇게 게임사와 게이머들이 겪는 불편함은 큰 반면,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실제 효과는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는 계정 국적을 해외로 설정하거나, 보호자 등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도용하는 방식으로 셧다운제를 우회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우마공 측은 "특히 국적을 해외로 설정하고 해외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위 '사이버 망명'은 국내 규제를 싫어하는 많은 게이머들에게 일상이 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는 이렇듯 유망한 게임 산업을 발전시키고 자국의 경쟁력을 높이려 하는 가운데 'IT강국', '게임강국'이라는 평을 받는 대한민국은 게임 산업을 진흥시키기는커녕 그 가능성을 평가절하하고, 게이머와 기업의 손발을 잘라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우마공 측은 "마인크래프트가 성인 게임이 된다면, 아이들은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창작·협업·교육의 가치를 더 이상 배우고 체험할 수 없게 된다"며 "전세계적으로 게임 산업을 주시하고 있고, 특히 마인크래프트는 메타버스의 선두주자로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게임 산업을 퇴행시키는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은 이대로 마인크래프트조차 성인 게임으로 전락하는 전무후무한 게임 시장이 될 것"이라며 "종국에는 과거의 명성을 추억하며, 게임 산업을 망가뜨린 망국적인 결정에 후회하기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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