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오라클 “10년 넘은 증권 시스템, 한계 직면…클라우드로 전환 시급”

이안나 기자
윤대철 PWC 파트너가 ‘증권사 미래 IT 시스템 방향성’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윤대철 PWC 파트너가 ‘증권사 미래 IT 시스템 방향성’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증권사들이 10년 이상 사용한 현 IT 시스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시스템으로 전환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복잡해지는 금융환경과 실시간 데이터 처리가 증가하는 가운데,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비용 효율적이고 확장성 높은 시스템 구축이 증권사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15일 한국오라클은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IT혁신과 증권사의 미래’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증권사 최고투자책임자(CIO) 및 IT담당 임원 대상으로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전략 방안을 공유했다.

◆ “비대해진 계정계 시스템, 슬림화·분리로 효율성 제고 필요”=발표자로 나선 윤대철 PWC 파트너는 증권사 계정계 시스템이 비대해지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을 지적했다. 10년 이상 사용된 현 시스템은 새로운 업무 추가로 인한 장애 위험 증가, 채널 다양성에 따른 기술 구조 복잡화, 정보 적시성과 신뢰성 부족 등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윤 파트너는 “현 증권사 IT시스템은 강한 응집력을 가지면서 더 이상 트래킹이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며 증권사만의 특징으로 “시세처리를 위해 네이티브 앱 방식으로 개발해온 UI 시스템이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차세대 시스템 구축 방식으로 윤 파트너는 기존 시스템을 완전히 교체하는 ‘빅뱅 방식’ 대신 기존 계정계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일부 업무를 새로운 아키텍처로 구축해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 방식은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지만 전체 시스템 대체에 3~4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윤 파트너는 분석했다.

계정계 시스템 슬림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계정계는 상품처리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단위 업무 시스템은 분리해 서로 연관도를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채널 측면에서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다양한 채널 기술 구조 통일과 채널 서비스 허브 구축을 통해 빠르게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의형 한국오라클 상무가 ‘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증권 플랫폼 구축방향’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의형 한국오라클 상무가 ‘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증권 플랫폼 구축방향’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자원 부족은 핑계”... 클라우드로 DR구축·비용 절감 가능=이의형 한국오라클 상무는 증권 분야가 은행보다 안정성과 확장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클라우드 중심 차세대 플랫폼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이 상무는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하드웨어 자원은 이미 확보된 것이기 때문에 증권사가 활용 방안만 정의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상무는 재해복구(DR) 시스템 구축에서 클라우드 활용 이점을 역설했다. 그는 “자원이 부족해서 구축하지 못한다는 것은 지금 기술로는 핑계에 불과하다”며 “클라우드 환경에선 비용 효율적 DR을 구축할 수 있고, 온프레미스에서 불가능했던 액티브-액티브 DR 구성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클라우드로의 전환은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고 이 상무는 강조했다. 클라우드엔 서버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전산실 환경에 대한 비용이 따로 발생하지 않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서다. DR 구축 시에도 100% 자원을 확보할 필요 없이 필요할 때만 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전체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채널 서버 확장과 관련해 이 상무는 “오라클 클라우드에서는 초당 3만건 이상 시세 전송이 가능하며, 이는 증권사가 필요로 하는 2~3만 건 요구사항을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데이터베이스 서버도 온라인 상태에서 CPU 개수를 늘릴 수 있다”며 “모 쇼핑몰의 경우 CPU를 200개까지 늘리고 이벤트 종료 후 다시 줄이는 방식으로 비용 효율적 운영이 가능했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 회사를 넘어 ‘데이터 플랫폼 회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존 관계형 데이터베이스(RDB)뿐 아니라 벡터DB, JSON, 그래프DB 등을 포함하고, 생성형 AI와 연동, 머신러닝 함수와 ML옵스까지 갖춘 AI 데이터 플랫폼이라는 설명이다.

이 상무는 “오라클 AI 데이터 플랫폼은 자연어 기반 질의가 가능해 ‘우리 회사 매출이 얼마고, 트렌드가 어떻게 되냐’와 같은 질문을 하면 내부적으로 SQL 쿼리를 자동 생성해 답변을 제공한다”며 “이는 단순한 데이터베이스를 넘어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성, 머신러닝 연까지 가능한 종합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세미나에서는 삼성증권을 포함한 여러 금융사들이 이미 오라클 클라우드를 활용해 DR 구축, 정보계 통합, 채널계 확장, 기업간거래(B2B) 서비스, AI 플랫폼 개발 등을 구현한 사례도 소개됐다.

이 외에도 김낙천 인스웨이브 팀장은 증권사 단말 시스템의 웹 전환을 위한 ‘웹탑 스위트’ 솔루션을 소개했다. 김 팀장은 증권사 단말 CS(Client-Server) 기술에서 웹 표준 기술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며, AI를 활용한 화면 자동 생성, 기존 소스코드 자동 변환 등 기능으로 개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은종 몽타 연구소장은 API 게이트웨이 ‘마피(MAPI)’ 솔루션을 통한 증권사 IT 인프라 전환 방안을 제시했다. 장 소장은 기존 서버 시스템 변경 없이 웹 전환이 가능하고, 증권사에 특화된 실시간 시세 처리 기능, 전문 변환 시스템 등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