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中, 매그나칩 인수 '무기한 연기'…美 "매각계약 멈춰"

김도현
- 와이즈로드, 매그나칩 매입 무산 가능성 제기
- 반도체 업계 "美中 기술패권 다툼 연장선"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매그나칩반도체(매그나칩) 매각이 장기전으로 전환했다. 미국 정부가 개입을 본격화했다.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검토가 끝나기 전까지는 계약을 진행할 수 없다. 사실상 무기한 연기다.

17일(현지시각) 매그나칩은 미국 재무부가 회사 매각계약을 일시 중단하라는 ‘중간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매그나칩은 지난 3월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와이즈로드)에 14억달러(약 1조55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넘기기로 했다. 지난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주식매매를 마무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재무부의 결정으로 일정이 틀어졌다. 지난달 CFIUS 검토를 받도록 지시한 데 이어 결과 발표 전까지 거래 일시 정지 조치까지 내렸다. CFIUS의 판단이 나오기까지는 수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변수도 있다. 영국 사모펀드 코누코피아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코누코피아)는 매그나칩 인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계약금으로 16억6000만달러(약 1조8500억원)를 제시했다.

매그나칩 이사회는 코누코피아 제안에 대해 법률 및 금융 자문위원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금액 외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와이즈로드와의 계약이 정리되지 않는 한 코누코피아와 매각 절차를 진행할 수는 없다.

거래가 장기화하면서 와이즈로드의 매그나칩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끝날 문제가 아닌 만큼 와이즈로드에서 결단을 내릴 수도 있지만 당분간은 변동사항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미국의 중국 반도체 제재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와이즈로드가 매그나칩을 품는다는 소식이 전해질 당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노하우가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양사는 기술유출 이슈를 적극적으로 해명했으나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가 남아있는 상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직접 나섰다는 해석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DDI가 첨단 기술은 아니지만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중국 업체들이 내재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쉽게 넘겨주지 않겠다는 미국의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김도현
dobest@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