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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결제 골든타임]② ‘수수료 일방통행’ 글로벌 앱마켓 종속 우려 커져

권하영
글로벌 앱마켓 공룡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및 수수료 인상 정책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인터넷·콘텐츠 업계는 이로 인한 국내 앱 생태계의 구글 종속을 우려하며 현 시점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막기 위한 ‘구글갑질방지법’은 정처 없이 국회를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와 구글갑질방지법을 둘러싼 논점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및 수수료 인상 시점이 오는 10월로 눈앞에 다가오면서 인터넷업계와 콘텐츠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구글은 앞으로 플레이스토어에서 국내 모든 앱 개발사에 자사 결제시스템만 사용할 것을 강제할 방침. 필연적으로 개발사들은 이에 따른 수수료 30%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상 글로벌 앱마켓 공룡의 일방적인 ‘통행세’ 부과다.

업계는 이 같은 수수료 인상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돼 콘텐츠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강력히 우려한다. 콘텐츠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소비가 위축되고 콘텐츠 생태계 전반이 흔들리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란 지적이다.

◆ 콘텐츠업계 일제히 반발…“가격상승→소비위축 악순환”

최근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한국웹소설산업협회·한국만화가협회 등 콘텐츠 관련 협·단체들은 일제히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구글의 수수료 인상 부담이 고스란히 창작자에게 전가된다고 강조했다. 구글의 조치로 수수료가 대폭 인상되면 개발사들은 매출에 직격탄을 맞게 되고, 결국 매출 현상 유지를 위한 콘텐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결국 콘텐츠 소비를 줄어들게 해, 국내 콘텐츠 시장 전체를 위협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가 발표한 ‘구글 수수료 정책 변화에 따른 기업현황 및 대응 방안 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매출액과 동일한 기준으로 봤을 때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제화할 경우 국내 모바일 앱·콘텐츠 기업들이 올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수수료 규모는 약 373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웹툰·웹소설 플랫폼에서는 대부분 콘텐츠 한 편을 볼 때마다 이용료를 결제하는데, 인앱결제가 강제화될 경우 구매 가격은 수수료 인상분 혹은 그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업계 한 관계자는 “수수료 인상률은 30%지만 콘텐츠 가격이 오르면 오른 만큼 또 앱마켓 수수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최소 40%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미 인앱결제 의무화로 수수료 30%를 부과하고 있는 애플의 경우 각종 콘텐츠 결제금액이 안드로이드보다 높은 실정이다.

◆ 구글 ‘수수료 일부 인하’에도…“결국 앱마켓에 휘둘리는 것”

반발이 거세지자 구글도 태세 전환에 나섰다. 구글플레이를 통한 연매출 100만달러(약 11억3500만원)까지는 결제수수료를 15%로 깎아주겠다고 발표한 것. 이 정책은 당장 다음달부터 시행된다. 구글은 “이번 정책으로 대·중·소 기업규모에 관계없이 거의 대부분의 국내 개발사가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업계 반응은 냉랭하다. 연매출 100만달러 미만 업체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비중에 있어 극소수기 때문이다. 웹툰협회도 성명서에서 “구글이 연 매출 100만달러 미만의 영세업체 수수료 인하 방침을 상생안으로 포장했지만, 실제 국내 웹툰 연재 플랫폼 중 연매출 100만달러 미만 업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무엇보다 본질은 글로벌 앱마켓 공룡의 일방적인 인앱결제 및 수수료 강제에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앱마켓 시장이 사실상 구글 독점체제로 가고 있는 상황에 인앱결제를 용인하게 되면 국내 앱·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앱마켓에 종속된다는 우려가 짙다.

인터넷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구글이 유화책을 쓰는 듯 보여도, 결국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가 자사 결제시스템을 의무화하고 난 다음에는 어떤 명목을 갖다붙여 수수료를 또 인상하려들지 모르는 일”이라며 “국내 생태계가 어떤 대응책도 없이 구글에 휘둘리게 되는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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