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칼럼

[취재수첩]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윤상호
- LG전자, 휴대폰 사업 종료 사업 전략 재점검 기회 삼아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LG전자 휴대폰 기사를 처음 썼던 것은 2007년 6월이다. 삼성전자와 미국 시장에서 3세대(3G) 이동통신 휴대폰 경쟁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당시 양사는 미국 3G 시장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었다.

LG전자는 2007년 2분기 휴대폰 사업 분기 영업이익률이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역전했다. 10%대 초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그해 LG전자는 연간 판매량 첫 8000만대를 돌파했다. 애플이 스마트폰 ‘아이폰’을 처음 내놓았던 해도 2007년이다. 2007년 아이폰 판매량은 370만대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억600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LG전자 휴대폰 기사를 마지막으로 쓴 것은 지난 5월이다. LG전자 휴대폰 고객이 어떤 회사로 이동할지와 관련한 전망 기사를 작성했다.

LG전자는 2021년 1분기 휴대폰 사업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4분기 연속 적자다. 24분기는 6년이다. 2020년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2860만대다. 같은 기간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2억550만대다. 2020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5430만대다. LG전자는 오는 7월 휴대폰 사업을 종료한다.

지금까지 썼던 LG전자 휴대폰 기사를 헤아려보니 약 2600건이다. 중간중간 출입처가 변경됐을 때도 있었으니 참 많이도 썼다. 기사 중에는 LG전자 휴대폰 사업의 빛에 관한 것도, 어둠에 관했던 것도 있다. 관점을 두고 LG전자와 티격태격했던 적도 있다. 결과가 이렇게 된 후 돌아보면 경각심을 환기하는 기사를 더 쓰지 못했는지 후회가 된다.

지난 14년 동안 LG전자 대표도,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장도 여럿 거쳤다. 휴대폰 사업의 미래를 자신했던 경영자도 어려움을 토로했던 경영자도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LG전자 휴대폰의 지향점을 ‘프리미엄폰’으로 상정했던 것이다. 이들은 여전히 그 길이 맞았었다고 생각할까. 임직원 대상으로 한정판매한 마지막 스마트폰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는 후문이 씁쓸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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