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소비자·판매자 경계가 사라지고 각자 방식으로 커머스에 참여하는 Z커머스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 새로운 시대에서 시장은 어떤 방식으로 변화에 대응하고 있을까. 기술 자체 변화보단 소비자 변화가 핵심으로 ‘휴먼터치 커머스’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1일 이준영 상명대학교 교수·소비자 분석 연구소장은 ‘NHN고도 Z커머스 컨퍼런스 2021’에서 뉴노멀 시대 특징으로 ‘VUCA(변동성·불확실성·복잡성·애매모호성)’을 꼽았다. 현재는 규모의 경제가 아닌 속도의 경제 패러다임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판매자는 가설이 세워지면 즉각적이고 과감한 실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특히 소비시장 트렌드세터인 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Z세대는 소비 중심이 소유에서 체험으로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고객경험·체험을 고도화하는 노력으로 충성도를 확보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편 요소를 제거하고 흥미로운 체험 요소를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가령 도미노피자는 고객들이 주문 번거로움을 최소화하도록 ‘도미노 애니웨어’를 실시했다. 페이스북 메신저나 트위터, 인공지능(AI) 스피커 등 15가지 이상 루트를 통해 피자를 주문한 결과 주가는 지난 10년간 3200% 상승했다. 문자메세지를 통해 피자 이모티콘만 보내도 주문이 가능해지면서 불편 요소 제거는 물론 고객 신뢰 및 흥미 요소를 제공한 셈이다.
스타벅스 AI프로그램 ‘딥 브루’도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기여했다. 사물인터넷을 연결해 커피머신을 관리하고 수요 예측으로 재고관리 자동화를 시도한 것. 여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 맞춤형 메뉴를 제안하고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간대를 분석해 매장마다 개폐장 시간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커머스 분야에서도 서비스와 디자인 등에 높은 자유도를 부여할수록 세분화된 고객 취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도미노피자나 스타벅스도 이젠 단순 식품 유통회사로 볼 게 아니라 일종의 데이터기술기업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며 “소비자는 한정된 시간 속 맞춤형 서비스를 더 원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취향을 세분화해 제공하는 전략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Z커머스는 B2B, B2C를 넘어 C2C(Customer to Customer)중심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1인 마켓, 비즈니스가 활성화되면서 신생 브랜드가 메이저 브랜드를 넘어서는 현상도 도처에서 발견되고 있다. 따라서 누구나 커머스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표준화된 플랫폼을 제공하는 서비스형 플랫폼(PaaS) 역할이 중요해졌다.
Z세대 또다른 특징은 ‘멀티 페르소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본 계정 외 부계정을 설해 정체성을 여러개로 표현한다. 이 교수는 “SNS 다매체를 활용한 마케팅을 기획해야 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지는 시대적 감성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변주 및 이색 콜라보레이션, 스핀오프 등 전략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즉 오늘날 소비자는 제품과 서비스, 기술을 결합해 자신의 다양한 관심 및 라이프스타일을 충족시켜줄 브랜드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제3자 고객과 함께 협력하는 공동창작(Co-creation)의 개념과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도 필요하다.
이 교수는 “다양한 채널과의 연결 및 통합을 통해 언택트의 편리함을 극대화하고 감성을 효과적으로 통합해야 한다”며 “기술적 완성도만 집중하는게 아닌 소비자 감성에 초점 맞추고 고객의 숨겨진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