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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사업, 1분기 삼성전자 '울고' SK하이닉스 '웃고'…왜?

김도현
- 반도체 수요 유지…2분기 동반 성장 기대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희비가 엇갈렸다. ‘멀티플레이어’ 삼성보다 ‘D램 비중 높은’ SK가 긍정적이었다. 반도체 수요는 견조했다. 2분기부터는 양사 모두 슈퍼사이클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삼성전자는 2021년 1분기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개최했다. 반도체 부문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 19조100억원 영업이익 3조37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3% 전년동기대비 8%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2% 전년동기대비 16%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K-IFRS 연결기준 2021년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8조4942억원과 1조3244억원으로 집계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6.6% 전년동기대비 18.0% 올랐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37.1% 전년동기대비 65.5% 증가했다.

메모리 시장은 호황이다.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생산량 증가율)는 각각 20%와 30% 중반으로 전망된다. 양사의 비트그로스는 시장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분기는 낸드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한진만 부사장은 “1분기 모바일, 노트북 등 수요가 강세였으나 선단 공정 전환에 따른 신규 팹 초기 비용, 낸드 가격 하락세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상승세였던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이 미국 한파로 주춤했다. 오스틴 공장 중단으로 약 4000억원 손실이 발생했다. 시스템LSI 사업부 역시 이 영향으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판매가 제한됐다.

매출 비중 D램 73% 낸드 24%인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D램 가격은 반등에 성공한 뒤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1월부터 3달러대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회사의 D램 성장률은 시장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투자 기조는 사뭇 다르다. 삼성전자는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다. 경기 평택 2공장과 시안 2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이다. 미국 투자도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보수적 기조를 유지한다. 대신 장비 구매 시점은 앞당긴다. 반도체 부족 사태에 따른 장비 조달 차질을 방지하는 차원이다. 경기 이천 M16 팹은 차질 없이 양산 준비 중이다.

선단 공정 전략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일하다. 양사는 15나노미터(nm) D램과 128단 6세대 V낸드 전환을 지속하고 있다. 14nm D램에 극자외선(EUV) 공정을 도입하는 부분도 공통점이다. 이후 제품에서는 EUV 활용도가 높아진다.

시스템반도체 반도체도 양사는 비슷한 기조다. D램 수요 증가에 따라 이미지센서 라인 전환 속도를 줄인 상태다. 데이터센터 고객사 구매 재개, 정보기술(IT) 판매 증가 등으로 메모리에 우선순위를 둔 셈이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삼성전자는 신공정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3nm 2세대 공정 개발과 5nm 기반 3차원(3D) 집적회로(IC) 패키징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2.5D 반도체 집적화 기술은 개발을 완료했다.

그동안 파운드리 규모가 작았던 SK하이닉스도 몸집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8인치 웨이퍼 위주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12인치 진출 계획은 아직 없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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