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비대면 시대, 그러나 더 커지는 '대면 서비스'의 가치
- 관리 서비스 통해 소비자 접점 '늘리고' 신뢰도 '높이고'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로 제품 판매·서비스 방식에 큰 변화가 생겼다. 온라인 전성시대로 불릴 만큼 비대면 판매·서비스가 급증한 것. 사람들은 가격이 저렴한 소형 제품부터 고가 디지털 기기·대형 가전도 온라인으로 구매한다.
기업들도 이 흐름을 따라가는 모습이다. 가령 방문판매 기조를 이어오던 렌털업체들도 온라인 마케팅과 자가관리 제품 등 비대면 기반 제품·서비스를 늘리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영상을 통해 고객 문의 대응과 애프터서비스(AS)를 진행하는 ‘보이는 상담’ 서비스를 도입한 것도 큰 변화다. 제품 구매부터 사용까지 제품이 크게 고장 나는 일이 없는 한 모든 것을 원격으로 해결한다.
문제는 비대면 판매가 증가할수록 기업과 소비자의 직접적인 접점이 사라진다는 데 있다. 비대면 시대 기업들이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면서도 매장 확대나 방문관리서비스 등 오프라인 전략을 함께 가져가는 이유다.
다만 단순 매장 늘리기와 같은 방법으론 소비자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기업을 찾아오지 않는다.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한 이유가 바로 이러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이다. 이젠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이 먼저 소비자들에게 찾아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면 서비스 역시 ‘귀차니즘’을 덜어주는 방안이 된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자가관리형 정수기 사용자는 방문관리의 불편함을 덜어 편리하다고 느낀다. 그런데 방문관리 서비스 이용자 역시 정수기를 관리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대면 서비스를 택했다. 각기 다른 필터 교체 시기를 계산하고 세척하는 과정을 직원에게 위임한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홈케어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LG전자와 같은 제조업체는 물론 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 등 가전양판점들은 최근 가전제품을 맞춤형으로 관리해주는 홈케어 서비스를 도입했다. 전문 인력이 집으로 방문해 냉장고·에어컨·세탁기 등을 세척 관리한다. 로봇청소기나 식기세척기 등 기계가 가사노동을 일부 대체한다 해도 여전히 '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블랙박스업체 파인디지털은 신차 판매 영업직원들을 찾아다니며 ‘귀차니즘’을 덜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 영업직원들이 블랙박스를 선정해 신차 구매고객에게 달아주는데 이후 블랙박스에 생기면 파인디지털이 무료 방문 AS서비스를 보내는 방법이다. 기존엔 신차 판매 후 일정기간 동안 생기는 문제를 영업직원들이 해결해야 했다. 영업직원들은 차량 판매에만 집중하기 위해 신차 구매고객들에게 파인디지털 제품을 달아주는 사례가 늘었다. 최종 소비자인 신차 구매자도 편리하게 AS를 받게 됐다.
제품·서비스에 관한 소비자 경험은 ‘구매’에서 끝나지 않는다. 올바른 사용방법과 주기적인 관리가 동반돼야 한다.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이러한 과정을 직접 챙기는 것은 상당히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다.
전문 인력이 대신해주는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필수적이다. 기계가 해결해줄 수 없는 영역이 분명 존재한다. 소비자가 직접 만나면서 쌓은 기업 혹은 전문 인력에 신뢰는 비대면 방식을 통해 얻은 깊이와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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