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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샤오미, 국내서 가전은 되고 스마트폰은 안되는 이유

이안나
- 카메라·디스플레이 집중했지만 보안 강화 흐름은 외면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지난 5일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습니다. 세간의 관심은 국내 시장 점유율 10%가량의 LG전자 빈자리를 어느 기업이 차지할 것인지에 쏠렸습니다. 삼성전자가 LG스마트폰 보상 정책을 펴는 한편 애플은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죠. 중국업체들도 이 기회를 노리고 적극적인 신제품 홍보에 나섰습니다. 특유의 가성비 덕분에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샤오미가 대표적입니다.

샤오미는 지난달 ‘홍미노트10’을 출시해 국내 시장에 도전했는데요. 소비자들은 네트워크보다 디스플레이·카메라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명목하에 스마트폰 기능을 그 두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6.7인치에 달하는 대형 디스플레이와 120Hz 고주사율, 1억만화소 카메라 등입니다. 역시 가장 크게 강조한 점은 저렴한 가격이었습니다. 출고가 20~30만원대에 불과한데 각종 할인 요소를 더하면 실상 ‘공짜폰’으로 구매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점유율은 1%미만으로 집계됩니다. 고사양 스마트폰을 거의 무료로 구매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샤오미가 공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오미가 유의미한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을지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국내 사용자들 사이에서 중국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샤오미 제품이 단지 중국 제품이라고 해서 외면받고 있는 건 아닙니다. ‘가성비’ 높은 스마트폰 보조배터리와 스마트밴드 ‘미밴드’가 국내 샤오미 이름을 알리는데 한몫했고요. 공기청정기·가습기·체중계 등 가전제품들도 인기가 높습니다.

통상 제품을 살 땐 사후관리(AS) 서비스를 지원하는지 여부가 구매 기준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요. 샤오미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특징은 조금 다릅니다. 고장나면 수리를 하기보다 새 제품을 구매하죠. 워낙 가격이 저렴해서 이 방법이 비용·시간 측면에서 더 빠르고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애초 제품을 구매할 때 오래 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거죠.

여기서 생활·가전 제품과 스마트폰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스마트폰은 아무리 저렴하다 할지라도 짧게 쓰다 고장나면 버리고 새로 사는 패턴이 적용되기 힘듭니다. 개인·금융정보를 포함한 사용자의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은 사용 기간이 길고 짧은지를 떠나 보안이 점점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 보안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도 일정 시간을 개인정보보호 정책 및 기술 설명에 할애하죠. 스마트폰을 구매할 땐 디스플레이나 카메라 등 사양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이미지도 큰 역할을 합니다. 단순히 세계적 기업이기 때문 아닌 제품 판매 이후 각종 서비스로 고객 신뢰를 다지고 있습니다.

샤오미도 국내 기업들과 협업하며 스마트폰 AS서비스 지점을 전국적으로 늘리려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국내 신제품 공개 행사 때 보안에 대한 설명은 없었죠. 국내 중국기업에 대한 반감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에서 시작되고 있는 만큼 더 충분한 설명이 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 국내서 샤오미는 ‘가성비’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만큼은 이에 더해 신뢰 이미지가 더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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