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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LG폰, 달갑지 않은 통신사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LG전자가 7월31일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한다. 이에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 양강구도로 재편된다. 통신사에겐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선택지가 줄어든 만큼, 통신사 협상력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65% 애플 21% LG전자 13%다. 애플로 이탈하는 LG전자 스마트폰 고객이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삼성전자는 중저가 단말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시장 지배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로부터 통신사가 단말을 수급할 때, 통신사 교섭력이 이전보다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공급자가 하나 사라지면, 대안도 없어진다”며 “그나마 LG전자가 있었기에 협상력을 조금이나마 가져갈 수 있었다. 삼성전자가 주도적으로 국내시장을 장악하게 된다면, 통신사 입장에서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물론, 통신사가 모토로라, 노키아, 샤오미 등 다양한 외산폰을 수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비춰봤을 때 성공 가능성은 낮다. 한국은 외산폰 무덤으로 꼽힌다. 그동안 수많은 외산폰이 한국시장 문을 두드렸으나, 애플을 제외하고 성과를 거둔 브랜드는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부 소비자가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외에서 신규 단말을 직접 수급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한다. 소비자 스스로 선택권을 늘리기 위해 가성비가 우수한 제품을 해외에서 자급제 단말로 구매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산 단말도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경우, 통신사보다는 합리적인 알뜰폰 요금제를 선택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 단말 위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형성된다면, 가성비 논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가 해외직구 등 대안을 계속 찾으면서, 구매 태도가 과거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통신3사는 남은 LG전자 재고도 처리해야 한다. LG전자가 자체 유통망과 고객센터(AS)를 계속 운영할 예정이라, 과거 팬택 때보다는 상황은 낫다. 그럼에도 LG전자 단말에 대한 고객 수요가 낮아진 만큼, 마지막 재고떨이에 나설 것이다. 올해 초부터 통신사는 LG전자 단말 공시지원금을 올려 왔다. ‘V50씽큐’ 등은 사실상 공짜폰이다. ‘벨벳’ ‘Q92’ 등은 일부 유통점에서 마이너스폰으로 전락했다.

또,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에 가입한 LG전자 가입자 대상으로는 삼성전자 단말로의 교체 또는 현금 보상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프로그램은 소비자가 LG전자 스마트폰을 2년간 쓰고 반납하면, 신규 LG전자 단말로 교체 때 출고가 50%를 보상하는 제도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추가적인 LG전자 단말 수급은 어려운 문제로, 악성재고가 될 수 있어 쉽지 않다”며 “LG전자도 자체 유통망이 있으니, 자급제폰으로 판매해도 된다. 그래도 남는 재고가 있다면, 단기 렌탈폰 등으로 고려할 수는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LG전자 단말 대상 불법보조금 살포를 주시하고 있다. 방통위는 LG전자와 통신3사에 출고가 인하와 공시지원금 상향을 통한 합법적인 재고처리를 요청한 상태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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