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플랫폼 규제 줄다리기 여전…공정위 “온플법은 ‘갑을5법’으로 봐야”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온라인플랫폼 규제를) 방송통신위원회가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온라인플랫폼법은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법에 이은 ‘갑을관계 5법’으로 규정돼야 한다.”

온라인플랫폼법 주무부처 자리를 놓고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간 씨름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정위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이하 정무위) 위원들이 11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 토론회를 열고 온라인플랫폼 피해 사례 보고와 함께 공정위에 힘을 실었다.

최근 국회에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이하 공정화법)을 제출한 공정위는 주도권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동원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장은 “방통위가 공정화법을 두고 전기통신사업법과 중복된다고 주장하지만, 모든 온라인플랫폼법상 불공정행위에 대한 규제는 다 공정거래법의 ‘거래상지위남용’ 조항에서 파생된 것”이라며 “만약 방통위와 중복된 것이라면 현행 공정거래법과도 중복된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공정화법은 공정거래법 제정 이후 다양한 유형으로 거래상지위남용을 막는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법 그리고 최근 대리점법에 이어 온라인플랫폼이라는 신유통 시장에서 일어나는 갑을 관계를 보는 것”이라며 “앞서 나온 이러한 법안들과 함께 갑을관계 5법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가 제출한 법안은 온라인플랫폼이 입점업체를 상대로 갑질 등 불공정 행위를 할 경우 최대 10억원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정무위는 당정 협의를 통해 온라인플랫폼 관련 규제안은 공정위가 제안한 안이 정부의 유일한 안이라고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방통위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와의 대립각은 여전하다. 최근 과방위 수석전문위원실은 과방위 소속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온라인플랫폼 이용자보호법’ 검토보고서를 통해 구글과 애플 등 온라인플랫폼은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사로서 방통위가 규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혜숙 의원은 앞서 온라인플랫폼을 대상으로 금지행위 등 규정을 보완하는 전기통신사업법 특별법 형태로 이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에 나선 강지원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그러나 방통위보다 공정위가 온라인플랫폼법 소관부처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봤다.

강 조사관은 “기존 공정거래법이나 대규모유통업법만으로는 온라인 거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해 규제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으로 출발한 것이 온라인플랫폼법”이라며 “갑을관계 거래에 대한 이해도, 관련 시행령과 고시를 제정해본 경험이 있는 공정위의 역량을 활용해야 일관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공정위안에서도 적극적인 피해구제를 위한 피해 입점업체들의 금지청구제, 그리고 플랫폼 갑질을 차단하기 위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2가지가 더 추가된다면 기존 안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권하영
kwonh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