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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끓는 카카오 인사평가 논란, 김범수 의장 해답은?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블라인드 앱 익명 유서로 촉발된 카카오의 직장내 괴롭힘 논란을 두고 창업자 김범수 의장이 직접 진화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문제가 된 카카오의 ‘동료평가’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수평적인 기업문화와 높은 연봉으로 주목받아온 카카오가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25일 카카오TV를 통해 크루(구성원) 간담회를 개최한다. 당초 이 자리는 얼마 전 재산의 절반 기부 계획을 밝힌 김범수 의장이 카카오 구성원들과 기부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으나, 근래 카카오 인사평가 논란이 번지면서 김 의장이 관련해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17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유서’라는 제목으로 직장내 괴롭힘을 당한 직원의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글은 삭제됐지만 이틑날 ‘카카오의 인사평가는 살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카카오의 인사 시스템에 대한 불만들이 속속 표출됐다.

문제의 인사 시스템은 직원 성과평가시 진행되는 ‘동료 리뷰’다. 카카오는 매년 연말 ‘그간 과제를 함께 진행한 동료들의 나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면서 ‘함께 일하고 싶다’ ‘함께 일하기 싫다’ ‘상관 없다’ 등 평가를 수집하고 그 결과를 전사 평균값과 비교해 해당 직원에게 전달하는데, 직원 입장에서 과도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평가는 익명으로 이뤄지고 ‘싫은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감정적인 표현만 제공받다 보니 개선의 여지 없이 구성원간 불필요한 불신만 조장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카카오는 그러나 전 직원 중 ‘함께 일하기 싫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1%대에 불과해 사실상 인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동료 리뷰는 직원이 제안해 도입한 제도로, 최종 평가와 보상 체계에 반영되지 않는다”면서 “결과 역시 조직장과 당사자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동료들이 내린 긍정 평가는 조직장의 혹시 모를 편파 평가에 대응할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카카오는 문제가 제기된 만큼 사내 의견 수렴으로 개선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또한 카카오는 직장내 괴롭힘 대응 가이드를 공개하고 익명의 핫라인 제보 채널을 운영하면서 소위 ‘직장내 왕따’ 문제에 대한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현재까지 극단적 선택을 한 사내 직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는 오는 25일 열리는 크루 간담회를 앞두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전 질문 취합을 완료한 상태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인사 평가 시스템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초 김범수 의장의 기부 계획과 관련해 준비된 자리인 데다, 논란이 불거진 카카오뿐만 아니라 카카오 계열사를 포함한 전체 공동체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언급이 적절치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카카오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도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다. 간담회 당일 질문 대신 사전에 이름과 소속을 밝히고 질문을 하도록 하면서 직원들로 하여금 부담을 느끼게 한다는 지적이다. 블라인드에는 “김 의장이 마음에 드는 질문을 픽업해 사전 준비하는 행사가 될 것”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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