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애플 새 사생활 보호정책을 두고 경쟁제한 행위가 될 소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애플과 페이스북이 사생활 보호정책 불공정성 논란을 두고 소송전까지 검토하는 가운데 EU 당국이 처음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주목 받고 있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경쟁 담당 집행위원은 애플이 사생활보호 기능에 대해 모든 애플리케이션(앱)을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애플은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맞춤형 광고 목적으로 사용자 활동을 추적해도 되는지 동의 요청 과정을 상반기 내 추가할 계획이다. 개발자는 광고를 위해 다른 기업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사용자 활동을 추적하고자 할 경우 사용자에게 의무적으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앱 내에서 이용자들에게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확인하고 선택할 권한을 제공해 데이터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이제까지 이러한 동의 절차 없이 사용자 데이터를 모아 맞춤형 광고를 해오던 기업들은 스마트폰에서 데이터 수집하는 앱 기능을 제한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은 수익의 상당 부분을 잃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페이스북은 작년 12월 “애플 이번 조치가 애플 자체 광고 플랫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이는 반경쟁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이번 조치가 전 세계 모든 앱 개발자들이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플 광고 플랫폼은 사용자를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 논란이 됐다.
베스타게르는 “이 문제는 사생활 보호와 관련이 있지만 애플이 자체 앱들을 같은 방식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면 반독점 문제로 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현재 애플에 대해 독점 금지 소송을 검토 중이다. 페이스북은 중소기업 피해와 애플 플랫폼 횡포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아이폰 운영체제 iOS14 업데이트 포함 애플의 이 같은 정책은 타깃 광고에 의존하는 수백만 중소기업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애플 팀쿡 CEO 역시 지난달 열린 데이터 프라이버시 컨퍼런스에서 페이스북을 겨냥하며 “이용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데이터를 남용해 선택권 제한하는 기업은 결코 칭찬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