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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또 관심 폭발’ 디파이, 우리가 고려해야 할 것은?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비트코인(BTC) 가격이 4만 달러를 재돌파했지만, 이번주 시장의 관심은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였습니다. 디파이 관련 토큰들이 강세를 보이며 무서운 상승세를 기록했는데요. 너무 많이 상승한 탓에 현재는 하락세이지만, 지난주 가격에 비해선 크게 상승한 상태입니다.

저번 [주간 블록체인]에서 게임스탑 사태로 디파이가 주목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개미의 힘으로 게임스탑 주가가 폭등하자, 미국 증권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가 게임스탑을 비롯한 몇몇 종목의 거래를 중단했었죠. 이에 가상자산 시장의 ‘탈중앙화 거래소(DEX)’가 주목받았습니다. DEX는 디파이 서비스의 일종이기도 한데요, 모든 거래가 블록체인 상 스마트컨트랙트로 이루어지는 DEX에선 거래를 중단할 수 있는 주체가 없습니다.

게임스탑의 여파였을까요? 지난 4일 DEX의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DEX에서 쓰이는 토큰과 디파이 서비스의 토큰 가격도 함께 상승했습니다.

늘어난 건 DEX 거래량뿐만이 아닙니다. 디파이 서비스는 DEX 외에도 대출, 스테이킹(예치) 등 종류가 다양한데요, 전체 디파이 서비스에 예치된 자금 자체가 늘어났습니다. 사실 DEX 거래량은 1월부터 증가해왔지만, 디파이 예치금은 이번주에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디파이 붐'이 일었던 지난해 가을에 비해서도 크게 불었죠.

2월 들어 디파이 서비스에 예치된 금액 규모(TVL)가 크게 증가했다./출처=defipulse
2월 들어 디파이 서비스에 예치된 금액 규모(TVL)가 크게 증가했다./출처=defipulse
다만 디파이에는 빛과 그림자가 모두 존재합니다. 디파이 서비스 대부분이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거래량이 늘자 이더리움 네트워크 수수료도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또 디파이 서비스 와이언파이낸스가 해커로부터 공격을 받으면서 디파이의 단점이 부각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선 디파이 관련 소식들과 함께 디파이 서비스 이용 시 고려해야 할 점까지 살펴보겠습니다.

◆디파이에 쏠린 관심… 서비스 수요도, 토큰 가격도 증가

앞서 언급했듯 이번주엔 디파이 서비스에 예치된 금액이 크게 증가했는데요, 특히 대출 서비스 아베(Aave)에 예치된 금액 규모가 늘었습니다. 3일 39억달러에서 6일에는 56억달러까지 불어난 것입니다. 서비스 수요가 늘었으므로 아베에서 쓰이는 토큰 가격도 상승했습니다. 토큰 AAVE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 한 주 동안 60% 가까이 올랐습니다. 우리나라 거래소에는 에이브라는 이름으로 상장되어 있습니다.
아베에 예치된 금액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출처=defipulse
아베에 예치된 금액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출처=defipulse
다른 대출 서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메이커와 컴파운드 모두 서비스 내 예치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토큰 메이커(MKR)와 컴파운드(COMP) 가격도 모두 최고가를 경신했고요. 이번주 각각 81%, 43% 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디파이가 점점 ‘주류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동안 디파이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나 전문 투자자까지 서서히 디파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전문 투자자의 대표적인 예로 억만장자 기업가이자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인 마크 큐반(Mark Cuban)이 있습니다. 큐반은 지난 3일 레딧에서 AMA(Ask Me Anything,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진행했는데요, 여기서 큐반은 가상자산 투자 포트폴리오에 디파이 토큰 아베(AAVE)와 스시스왑(SUSHI)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트레이스 달렘(Treyce Dahlem) 더타이 애널리스트는 “디파이가 서비스를 늘려가면서 계속 힘을 얻고 있다. 토큰을 쌓아두거나 빌려주면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건 투자자들에게 분명 매력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달렘 애널리스트는 코인텔레그래프에 “억만장자인 큐반이 최근 디파이의 가능성에 관해 언급했고, 그레이스케일도 아베(AAVE) 신탁을 신청했다”며 근거를 들기도 했습니다.

달렘의 말처럼 디지털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은 최근 당국에 아베(AAVE)와 유니스왑(UNI) 신탁을 등록했습니다. 신탁을 등록한다는 건, 추후에 해당 신탁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즉 그레이스케일이 아베 신탁 상품을 당장 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할 마음’은 있다는 것이죠.

그레이스케일의 고객 80% 이상이 기관투자자입니다. 기관투자자가 디파이에 뛰어들었다고 보기엔 아직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관심은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것도 사실입니다. 디파이 서비스는 중간에 개입하는 주체 없이,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운영하다보니 사용자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됩니다. 전통 금융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높은 이자율은 기본입니다. 디파이에 가상자산을 예치해서 또 다른 가상자산(거버넌스 토큰)을 얻는 이자농사도 가능합니다.

◆거래 수수료는 '달리는 폭주기관차'…해커 공격도 여전

그러나 디파이가 꽃길만 걷는 것은 아닙니다. 디파이 서비스 대부분이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게 큰 문제입니다. 이더리움은 공짜로 쓰는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거래 수수료가 있습니다.

이 거래 수수료(가스비)가 나날이 최고가를 찍고 있습니다. 디파이 서비스들의 거래량이 폭증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거래 한 건 당 평균 25달러까지 올라간 상태인데요, 거래 한 번에 3만원에 가까운 수수료는 너무 비싼 게 사실입니다. 소액 거래일수록 더 부담이 되겠죠.

이더리움 평균 거래 수수료가 폭등하고 추세다./출처=ychart
이더리움 평균 거래 수수료가 폭등하고 추세다./출처=ychart
또 이 25달러는 평균값입니다. 거래량이 너무 몰리는 서비스에서는 일시적으로 수수료가 폭발할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일부 디파이 서비스에선 거래 수수료가 90달러대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다른 단점도 있습니다. 디파이라는 게 블록체인 상 스마트컨트랙트로 구동되는 서비스이다 보니, 코드 결함을 노린 해커의 공격이 많습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사고가 발생했고요. 이번주에도 디파이 서비스 와이언파이낸스가 공격을 당했습니다. 와이언파이낸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금은 1100만달러(123억원) 상당이며 해커는 270만달러를 탈취했습니다.
지난 5일 공격 사실을 알린 와이언파이낸스./출처=와이언파이낸스 트위터
지난 5일 공격 사실을 알린 와이언파이낸스./출처=와이언파이낸스 트위터
현재 디파이 보험 서비스인 커버 프로토콜에서 와이언파이낸스 피해 보상 관련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커버 프로토콜은 커버 토큰(COVER) 보유자들의 투표로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데요, 커뮤니티에 보험금 지급 제안이 올라와있는 상태입니다.

◆디파이 이용, 관심 있다면?

디파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보니 디파이 서비스를 이용해보려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높은 수수료나 해킹 가능성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입니다.

우선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때에는 거래 수수료를 잘 확인해야겠죠. 평균 거래 수수료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사이트를 활용, 수수료가 저렴할 때를 노리는 게 중요합니다.

저렴할 때를 공략하는 게 힘들다면 이더리움이 아닌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디파이 서비스를 찾아야 합니다. 다른 플랫폼의 대표적인 예로는 트론, 폴카닷 등이 있습니다. 특히 트론은 이더리움 기반 서비스와 유사한 디파이 서비스가 많습니다.

다만 디파이 서비스들도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레이어2 솔루션이 대표적입니다. 레이어2 솔루션은 기존 이더리움 블록체인(레이어 1)에 새로운 블록체인(레이어 2)를 더하고, 레이어2에서 거래를 처리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디파이를 오래 이용하실 분들이라면 이런 해결책에 기대를 걸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해킹 이슈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디파이 서비스가 해커의 공격을 받는 건 흔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때문에 혹시 모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디파이 보험 등도 고려해볼만 합니다. 대표적인 디파이 보험으로는 넥서스뮤추얼 등이 있습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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