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M16 준공'…SK하이닉스, 영업익 '10조원 시대' 다시 연다 (종합)

김도현
- 'EUV 적용' M16 가동·'SSD 기술력' 인텔 낸드 인수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하이닉스의 선제적 투자 결과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다시 열고 그 이상의 성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메모리 슈퍼사이클 전망은 이를 가능케 할 것으로 보인다.

◆양과 질 역대 최대 ‘M16’ 공개=1일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 본사에서 M16 준공식을 열었다.

M16은 지난 2018년 11월 착공한 공장이다. 총 3조5000억원이 투입됐다. 건축면적(5만7000㎡)이 축구장 8개에 달하며 길이 336미터(m) 폭 136m 높이 105m다. SK하이닉스가 국내외 보유한 생산 시설 중 최대 규모다.

주목할 부분은 극자외선(EUV) 장비가 들어서는 점이다. EUV는 빛의 파장이 13.5나노미터(nm) 수준으로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데 적합한 첨단 공정이다. SK하이닉스는 D램에 EUV를 도입해 초격차 기술력을 선보일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양산될 10나노급(1a) D램부터 본격 적용한다.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다. 미국 마이크론이 유사한 급의 D램을 최근 내놓았지만 EUV를 활용하지는 않았다. 출시 일정은 빨랐지만 제품 성능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앞설 가능성이 크다. 다음 제품인 10나노급(1b) D램에서는 더 많은 레이어에 EUV 공정이 도입된다.

이번 준공은 메모리 시장 반등세와 맞물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반도체 시장이 부진했던 2년 전 M16을 짓는다고 했을 때 우려가 많았다”며 “이제는 반도체 업사이클 이야기가 나온다. 어려울 시기 내린 과감한 결단이 더 큰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줬다”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1월 PC용 D램 DDR(Double Data Rate)4 8기가비트(Gb) 고정거래가격은 3달러다. 지난해 12월(2.85달러) 대비 5.26% 상승이다. D램 가격이 오른 것은 약 8개월 만이다. 서버용 D램 등이 공급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반등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내 고객사의 메모리 구매가 재개되고 하반기 수요가 증폭될 것으로 보고 있다. 7월경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M16은 SK하이닉스에 날개를 달아줄 신무기다. 올해 안으로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 구축도 본격화하는 등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낸드 + 파운드리 강화 속도↑=SK하이닉스는 올해 말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 1차 인수를 마무리한다. 지난해 양사는 10조3100억원 규모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말 8조192억원, 2025년 3월 2조2912억원을 순차 지급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D램과 달리 낸드 시장에서 힘을 내지 못했다. 시장점유율 10% 내외로 5~6위 수준이었다. 하지만 인텔 낸드를 품으면서 단숨에 2위권 도약을 바라보게 됐다. 일본 키옥시아와 2위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단순히 점유율 증가에 그치지 않고 약점이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기술력을 확보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함으로써 향후 경쟁력 강화 기반도 마련했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를 양 날개로 삼아 ‘퀀텀점프’하겠다는 의도다.

위탁생산(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도 속도를 낸다. 현재 청주 M8 팹의 8인치 설비를 중국 우시로 이전하고 있다. 당초 2022년 말 마무리에서 2022년 상반기 정도로 앞당겼다. 파운드리 시장이 초호황을 맞이한 가운데 손실을 최소화하고 상승세에 합류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간접 투자에 나선 키파운드리로 본격 활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역시 파운드리 수요 대응을 위해 몸집을 키우는 차원에서 고려 중인 카드다. 파운드리까지 강화하면 D램 의존도가 높아던 수익 구조를 낸드, 파운드리 등으로 다변화할 수 있다. 여기에 자체 이미지센서 사업까지 시너지를 내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5조원을 돌파한 SK하이닉스가 올해는 10조원 이상도 가능하다는 예상이 나온다”며 “포트폴리오 다각화, 생산능력 확대 등이 맞물리면 2017~2018년 호황기보다 더 좋은 실적을 달성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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