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클로즈업] 진짜 5G 가짜 5G 논란…누구 책임일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진짜 5G, 가짜 5G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2019년 4월 세계 최초 상용서비스를 시작했지만 LTE보다 20배 빠르다는 광고가 무색할 정도로 속도나 커버리지가 이용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가 정의한 5G는 현재 LTE 최대속도보다 20배 빠른 20Gbps 속도 구현이 가능하다. 초저지연, 초광대역 등의 특징도 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유선 인터넷 속도를 훌쩍 뛰어넘는 초고속이 가장 눈에 띈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5G 평균 속도는 690.47Mbps다. LTE 평균속도 153.10Mbps에 비해 빠르긴 하지만 알려진 것과는 차이가 너무 크다. 20Gbps는 커녕 이동통신 3사 중 어느 곳도 평균 1Gbps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 3.5GHz 대역 5G는 가짜?
속도 논란은 주파수로 옮겨갔다.
과기정통부는 5G 주파수로 3.5GHz와 28GHz 대역을 할당했는데 저주파인 3.5GHz의 경우 속도보다는 커버리지에 장점이 있고 초고주파수인 28GHz는 커버리지보다는 속도에 강점이 있다. 이론적 최대속도인 20Gbps도 현재기술로는 초고주파 대역에서 가능하다.
문제는 28GHz 대역의 경우 일반적인 5G 서비스로 사용하기에는 효율적이지 않다는데 있다. 초고대역의 경우 전파 도달거리가 짧다보니 저대역 주파수에 비해 훨씬 많은 투자를 수반한다. 장비나 단말기 등 서비스 구현을 위한 생태계도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과기정통부는 5G 주파수 할당을 하면서 10년 기간을 부여한 3.5GHz 대역과 달리 28GHz는 5년만 부여했다. 대역폭도 3.5Ghz 대역의 10배에 달하는 2400MHz 이지만 할당대가는 절반수준인 6216억원(5년 기준)이다. 할당기간이나 대가가 적은 이유는 대중적 상용 서비스 가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5G 주파수 할당공고를 내며 “28GHz 대역의 경우 향후 시장 잠재력은 클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로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이에 대한 투자 위험을 줄여주기 위해 기간을 5년으로 하면서 최저경쟁가격을 대폭 낮췄다”고 밝힌 바 있다.
상당기간 28GHz 대역을 5G 전국망 용도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이다.
◆ 통신사의 과장 설명 논란 키웠다
그런데 왜 20배 속도, 진짜 5G 논란은 끊이지 않을까.
문제는 통신사들이었다. 통신사들은 5G 서비스 초기 5G 특성을 설명하면서 3사 모두 LTE 대비 20배 빠르다고 홍보했다. 기술적인 최고 속도는 서비스 초기에는 구현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전국망 구축 계획이 없는 28GHz에 이론적 최고속도인 20Gbps를 얹어 20배속도를 내세웠다.
20Gbps는커녕 서비스 초기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지역조차도 한정되자 5G 품질논란이 본격화됐다. 결국 지난해 국정감사때 일부 의원들이 28GHz 전국망 구축을 문제 삼으면서 진짜 5G 논란이 시작됐다. 최근에는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5G+ 추진 활성화 정책에 포함된 5G 특화망 활성화 방안이 논란을 키웠다. 통신사가 아닌 일반기업, 수요기업에게도 28GHz를 할당하기로 하면서 정부가 28GHz 대역에서의 전국망 구축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전국망 구축은 전적으로 통신사 의지에 달린 만큼 정부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주파수를 할당할때도 그같은 할당조건은 부과하지 않았다.
통신사 역시 한동안 28GHz 대역의 전국망 구축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실적인 투자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28GHz 대역은 서비스 커버리지가 3.5GHz의 10~15% 수준에 불과하다.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투자가 수반돼야 한다. 미국 버라이즌이 28GHz 대역에서 5G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같은 이유로 일반 이용자들이 이용하기에는 매우 제한적이다. 현실적으로 전국망 구축이 불가능한 이유다.
이통사 관계자는 “28GHz는 휴대폰을 잡거나 주머니에 넣기만해도 주파수가 손실될 정도로 다른 주파수와 비교하면 열악하다”며 “도달거리가 짧은 초고주파 대역의 주파수만으로 전국망을 구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진짜 5G, 가짜 5G 논란은 통신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는 통신사들의 무리한 속도 마케팅이 단초가 됐다. 현재 모바일에서 이뤄지는 대부분 서비스는 LTE로도 충분히 이용 가능하다. 5G에 얹을 새로운 서비스가 없고 투자도 미흡한 상황에서 속도 마케팅은 오히려 역효과만 낸 셈이다.
과기정통부는 “3.5GHz, 28GHz 대역 등 5G 국제표준의 다양한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는 서비스들 모두 표준에 따른 5G 서비스이기 때문에 특정 대역만이 ‘진짜 5G’라고 지칭하는 것은 사실을 오인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5G의 20Gbps 속도는, ITU에서 5G 표준 제정시 미래에 달성될 것으로 기대한 최고 전송속도”라며 “현재 5G 서비스는 도입 초기이고, 향후 추가 주파수 공급·기술개발 고도화에 따라 속도는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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