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마이크론 정전’ 전 세계 D램 라인 10% 멈춰섰다…영향은?

김도현
- 피해 규모 파악 중…삼성전자·SK하이닉스 나란히 주가 상승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메모리 ‘빅3’ 미국 마이크론의 공장이 멈춰섰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잠깐만 중단되더라도 타격이 크다. 생산 물량이 적지 않아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4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3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의 대만 공장(MTTW)은 정전으로 1시간 정도 셧다운됐다. 이곳은 1세대 10나노급(1x) 및 2세대 10나노급(1y) D램의 생산기지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 중이다.

반도체는 미세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예민한 제품이다. 공장이 일시 중단되면 미세공정, 클린룸 가동 등의 이유로 가공 중인 웨이퍼들을 대부분 폐기해야 한다. 설비 재가동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31일 경기 화성사업장이 정전으로 1~2분간 멈추면서, 수십억원의 피해를 봤다. 2018년 3월에는 평택사업장이 28분 동안 정전사고를 겪어, 500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

이번에 멈춘 공장은 웨이퍼 기준 월 12만5000장 규모 생산능력(CAPA, 캐파)을 갖추고 있다. 마이크론 캐파의 30%, 전 세계 D램 생산량(월 142만장 내외)의 8.8% 수준이다. 전체 물량의 약 10%가 생산 차질을 빚은 만큼 D램 수급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D램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PC용 D램 DDR(Double Data Rate)4 8기가비트(Gb) 고정거래가격은 2.85달러다. 전월과 같다. D램 가격 하락세가 멈췄고 마이크론 사태가 더해지면 상승요인은 충분하다. 고객사의 안전 재고 확보 동인이 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긍정적이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피해 규모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점은 변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부 웨이퍼는 되살릴 수도 있다. 단순 수치로 보면 8.8%(1일 기준)이 아니라 0.4%(1시간 기준)가 셧다운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41.3%) 1위, SK하이닉스(28.2%) 2위, 마이크론(25%) 3위를 차지한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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