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포스코가 자체 배터리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배터리 소재는 물론 원재료 공급망까지 갖출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을 중심으로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3일 포스코는 배터리 소재 사업의 밸류체인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하던 양극재,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에서 리튬, 니켈, 흑연 등 원재료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평가매장량 증가 ▲친환경 니켈 제련 사업 추진 ▲흑연 광산 지분 투자 등을 연계할 계획이다.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은 전기를 생성, 충전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니켈은 배터리의 운행 거리를 결정한다. 흑연은 전기 생성을 위해 양극재에서 방출된 리튬이온을 저장하고 다시 방출하면서 안정적이어서 음극재 원료로 쓰인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리튬, 니켈, 흑연 등 원료부터 양극재와 음극재까지 배터리 일괄공급체제를 갖추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배터리 소재를 세계 최고 수준의 사업으로 육성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포스코는 보유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최종 매장량 평가 결과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 추산한 220만톤에서 1350만톤으로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이는 전기차 약 3억70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리튬 농도 역시 평균 921리터당밀리그램(mg/L)의 고농도로 확인돼 전 세계 염호 중 리튬 매장량 및 농도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다. 리튬 농도는 염수 1리터에 녹아있는 리튬의 함량을 나타내는 지표로 농도가 높을수록 적은 염수에서 많은 리튬을 추출할 수 있다. 리튬 매장량 검증은 글로벌 염수리튬 전문 컨설팅 업체 미국 몽고메리가 국제 공인 규정에 따라 수행했다.
포스코는 고용량 배터리 양극재의 필수 원료인 고순도니켈의 생산도 추진한다. 철강 생산 공정에서 활용해온 쇳물 생산과 불순물 제거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친환경 고순도 니켈 제련 공정을 개발하는데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폐배터리로부터 니켈 및 리튬, 코발트 등을 추출하는 재활용사업에도 진출해 친환경 배터리 자원순환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전량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음극재 원료 흑연의 수급 다변화를 위해 아프리카, 호주 등의 흑연 광산을 확보한다. 중장기적으로 중국산 원료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차세대 배터리로 조명받는 전고체전지 소재 개발에도 나선다. 기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액체 성분의 전해질을 통해 전기가 생성 및 충전된다.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제품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충전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한편 포스코 그룹의 배터리 이끄는 포스코케미칼은 지난달 그룹사 사상 최대인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포스코 그룹은 소재 밸류체인을 완성하고 2030년까지 리튬 22만톤 니켈 10만톤을 자체 공급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양극재 40만톤 음극재 26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배터리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과 매출액 연 23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