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독일 배달O2O업체 딜리버리히어로(DH)가 국내 시장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DH에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인수를 승인하되 전제 조건으로 요기요 매각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배달앱 시장 독과점을 우려한 조치다.
16일 DH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가 전달한 요기요 매각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배수진을 쳤다.
DH가 4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거금을 배민 인수에 베팅한 것도 앞서 인수한 요기요가 있어서다. 두 회사를 합쳐 확고한 시장 경쟁력 확보를 노린 것이다. 배민과 요기요를 합하면 배달앱의 90% 가량 점유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0%에 못 미치는 시장을 두고 쿠팡이츠, 위메프오, 배달통 등이 경쟁하고 있다.
공정위 건은 DH 독일 본사가 대응한다. 법무법인 김앤장이 DH 기업결합 심사 대응을 맡았다. DH코리아 측은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잘 설득하겠다”고 전했다. 오는 12월9일 전원회의를 거쳐 이르면 내달 중으로 DH의 배민 인수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DH의 완고한 입장을 고려하면 배민 인수가 불발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앱 시장은 더욱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쿠팡이츠와 위메프오가 세를 불리는 것은 물론 대형 유통 업체들도 음식배달업에 뛰어들었다. 이들 서비스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지만, 아직 존재감이 미미하다. DH 입장에선 최근 들어 플레이어가 많아진 데다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을 앞세워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