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정부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공장 매각을 검토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철수를 준비 중인 만큼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말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쑤저우 LCD 공장 매각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향후 수차례 회의를 통해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TCL테크놀로지 계열사 CSOT가 삼성디스플레이의 해당 공장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LCD 전공정 지분 60%, 후공정 지분 100%가 대상으로 계약금액은 10억8000만달러(약 1조2776억원)다.
이번 거래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중심을 LCD에서 퀀텀닷(QD)디스플레이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물량 공세를 통해 LCD 시장을 장악한 데 따른 조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새 먹거리로 QD디스플레이를 낙점했다.
거래 대상인 CSOT는 중국 2위 디스플레이 업체다. 쑤저우 공장은 중국 내 유일한 8.5세대 LCD 라인이며 최대 월 16만장 생산능력을 갖췄다. CSOT의 국내외 입지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계약이 최종 체결되려면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8세대(2200x2500mm) 이상 LCD 관련 기술을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이미 BOE, CSOT 등 중국 업체가 LCD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이 승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업계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D 전환을 위해 빠른 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LCD는 이미 중국에 넘어간 만큼 차세대 디스플레이 육성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지난 9월 삼성디스플레이의 사업재편계획을 심의 및 승인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 본격 투자를 추진함에 따라 관련 소재·부품 협력업체들이 동참하기로 결정해 공동으로 사업재편을 신청했다. 대기업이 사업재편계획 승인을 받은 것은 지난 2017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최초로 QD디스플레이라는 시장을 개척하는 만큼 함께하는 중견·중소기업에 제조공정 노하우 공유, 시스템 구축 지원 등 상생협력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