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하이닉스가 내년부터 차세대 D램 생산에 나선다. 극자외선(EUV) 공정 도입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29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EUV는 4세대 10나노(1a) D램부터 적용한다. 내년 하반기 정도에 생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UV는 반도체 공정의 한계를 극복할 기술로 꼽힌다. 13.5나노미터(nm)의 짧은 파장 덕분에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데 적합하다. 노광 공정 횟수를 줄여 시간과 비용을 축소할 수도 있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캠퍼스 M16 팹을 건설하고 있다. 이곳에 EUV 라인이 설치된다. 이 사장은 “M16 팹이 올해 말 완공되고 내년 상반기부터 웨이퍼 투입할 예정”이라며 “연구소에서 EUV 관련 실험을 하고 있다. 준비는 다 된 상태이며 1a D램은 내년부터 양산된다”고 설명했다.
EUV를 활용 중인 업체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 정도다. 양사는 EUV 라인을 늘리는 추세다. 두 업체는 네덜란드 ASML이 독점 공급하는 EUV 장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ASML은 올해 EUV 장비 30대 내외를 생산했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 물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사장은 “우리가 계획한 건 갖고 있다. 연구소에도 EUV 장비가 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관련 인력도 충원하고 있다. 지난달 EUV 장비 및 패터닝 공정 개발 분야 경력자를 모집했다.
SK하이닉스가 EUV를 도입하면 메모리 시장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삼성전자만 D램에 EUV 기술을 적용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적용 시점이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메모리 ‘빅3’ 구도가 깨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