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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페이팔이 쏘아 올린 ‘큰 공’…일상으로 들어온 비트코인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이번주에는 비트코인(BTC)에 큰 호재가 있었습니다. 세계 최대 결제 기업 페이팔이 서비스 내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결제와 거래를 지원하기로 한 것입니다.

페이팔은 누구나 아는 글로벌 기업 중 하나죠. 그래서인지 페이팔 관련 보도가 나오자마자 비트코인 가격도 ‘쑥’ 올랐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1400만원대 가격입니다. 페이팔이 쏘아 올린 게 나름 ‘큰 공’이었던 것입니다.

페이팔은 왜 가상자산 산업에 진출한 것일까요? 페이팔 내에서 결제하면 문제는 없을까요? 또 앞으로 비트코인은 어떻게 될까요? 물음표가 너무 많으니,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서 다뤄보겠습니다.

◆페이팔 내 가상자산 서비스, 어떻게 이용할까

지난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이팔은 내년부터 이용자들이 서비스 내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사고 팔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매수한 가상자산은 페이팔 내 가상자산 지갑에 보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외부에 있는 가상자산을 페이팔 내 지갑으로 옮겨오거나, 페이팔 내 지갑을 외부로 보내는 것은 안됩니다. 페이팔 내에서만 거래하고 보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가상자산을 보관하려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겠죠. 이를 위해 페이팔은 가상자산 수탁업체 비트고(Bitgo)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트고는 미국에서 최초로 가상자산 수탁 라이선스를 받은 기업인데요, 블룸버그는 “페이팔이 비트고랑 인수 협상 중이며 협상이 결렬되면 다른 업체를 인수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거래나 보관뿐 아니라 결제도 지원합니다. 페이팔 가맹점에서 가상자산으로 결제하면 해당 금액이 실시간으로 환전되어, 가맹점은 법정화폐로 정산 받는 방식입니다. 비트페이 등 기존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들과 비슷한 형태입니다.

서비스 출시 후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가상자산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비트코인캐시(BCH), 라이트코인(LTC)입니다. 페이팔은 이번 서비스 출시를 위해 미국 뉴욕주 금융서비스국(NYDFS)에서 가상자산 취급 라이선스를 획득했습니다.

서비스는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르면 내년에는 미국 외 다른 지역의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결제 기업 넘어 ‘핀테크 공룡’ 굳히는 페이팔

라이선스도 받고, 다른 기업도 인수하고…. 페이팔은 가상자산 산업 진출을 위해 꽤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그 배경은 무엇일까요?

가상자산 공시 사이트 쟁글의 쟁글 리서치팀은 페이팔이 가상자산 사업에 나선 이유를 세 가지로 분석했습니다. 우선 가장 큰 이유는 비자나 마스터카드에 의존하지 않고, 가상자산 기반의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들은 비자나 마스터카드 같은 신용카드로 가상자산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습니다. 서비스 내에 가상자산을 보유한 사용자가 해당 서비스와 연동되는 비자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이미 가맹점이 많은 페이팔은 비자나 마스터카드에 의존하지 않고도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죠.

또 페이팔은 향후 핀테크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쟁글 리서치팀도 “향후 지갑에 담긴 가상자산을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페이팔이 핀테크로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 가상자산을 택한 것이죠. 향후 페이팔은 간편송금 서비스 벤모(Venmo)에도 가상자산 관련 기능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금융 서비스가 닿지 않는 개발도상국에서 금융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힙니다. 가상자산은 금융 인프라가 없는 국가들이 쓸 수 있는 결제수단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인데요, 페이스북이 가상자산 ‘리브라’ 출시 계획을 밝히면서 표방했던 것도 ‘금융 인프라가 없는 곳에서 쓸 수 있는 돈’이었죠.

◆세금은 어떻게 내? 페이팔이 겪을 ‘세금 악몽’

청사진만 놓고 보면 가상자산 시장에도, 페이팔에게도 좋은 소식입니다. 그런데 문제점도 있습니다. 바로 세금인데요,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페이팔 내 가상자산 서비스 이용자들이 ‘세금 악몽’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에서 가상자산은 재산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거래소에서 팔거나 처분할 때마다 차익에 대한 세금이 발생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페이팔은 외부에서 가상자산을 들여올 수 없고, 외부로 보낼 수도 없죠. 따라서 페이팔 내에서 산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하면 일종의 처분 행위가 됩니다. 샀을 때와 결제할 때 비트코인 가격이 다르므로, 만약 차익이 발생했다면 그에 대한 세금을 신고해야 하는 것입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이용자들이 이런 세금 신고 과정을 어려워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페이팔은 “이용자들이 가상자산 매매 차익에 대한 세금을 납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관련 양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비트코인 일상화 시작되나…가격 전망은?

지금까지 페이팔의 사업 방향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다뤄보았는데요, 궁금한 게 하나 더 남았습니다. 페이팔의 시도는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우선 단기적으로는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페이팔 덕분에 국내 시장도 오랜만에 1400만원대 비트코인을 보게 되었는데요, 한 번 올라간 가격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잘 버티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등 페이팔의 선택을 받은 가상자산들도 함께 올랐습니다.

며칠 동안 잘 버텼지만,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하는 단계입니다. 페이팔 소식 이후 비트코인이 10% 넘게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이 때만을 기다려온 ‘고래’들이 있습니다. 오랜만의 큰 상승인 만큼,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을 처분하려는 세력들이 나타났다는 의미입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 21일 전 세계 거래소로 10만 6519BTC가 유입됐습니다. 이는 지난 2일 이후 최고 수치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이 일상으로 좀 더 들어오게 됐습니다. 긍정적인 전망이죠. 쟁글 리서치팀은 “페이팔의 활성 이용자 수는 3억명 이상”이라며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일상화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의 출시가 가속화되고 투자자산으로서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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