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SK하이닉스가 차세대 D램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극자외선(EUV) 공정 도입을 위해 준비 중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SK하이닉스는 EUV 분야 경력자를 모집하고 있다. 주요 수행 업무는 EUV 장비 및 패터닝 공정 개발과 평가다.
EUV는 파장 길이가 13.5나노미터(nm)로 첨단 공정에 활용된다. 기존 불화아르곤(ArF) 대비 14배 짧다. 짧은 파장 덕분에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데 적합하다. 얇은 붓을 쓰면 섬세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EUV는 노광 공정 횟수를 줄여 시간과 비용을 축소할 수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천캠퍼스 M16 팹을 건설 중이다. 해당 공장은 마무리 공사에 돌입했고 연내 파일럿 라인이 마련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M16에 EUV 공정을 도입해 4세대(1a) 10나노급 D램을 생산할 방침이다. 테스트를 거쳐 내년부터 본격 양산한다.
현재까지 EUV를 D램에 적용한 곳은 삼성전자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EUV 기반 1세대(1x) 10나노급 D램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화성캠퍼스, 평택캠퍼스 등에 EUV 장비를 투입해 차세대 제품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이어 EUV를 도입하면 메모리 시장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EUV 적용 시점이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메모리 ‘빅3’ 구도가 깨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EUV가 반도체 시장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미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에서는 EUV 적용 여부로 제조사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메모리 분야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D램은 낸드플래시와 달리 적층이 어렵다. 별도의 캐패시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로 선폭을 줄여 성능 및 효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 회로의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면 ▲신호처리 속도 향상 ▲동작 전압 및 대기 전압 감소 ▲웨이퍼당 D램 생산량 증가 등의 이점이 생긴다. 공정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EUV 도입이 필수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