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도/정책

데이터 경제 시대 막올랐지만··· ‘안전한 활용’은 여전한 숙제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8월 5일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데이터 활용에 대한 길이 열렸다. 금융위원회는 금융보안원을 데이터결합전문기관으로 지정하며 데이터 유통·활용을 본격화하는 중이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고민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2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KIGA)는 ‘팬데믹 시대의 인터넷거버넌스: 뉴노멀, 연결, 안전’을 주제로 한국인터넷거버넌스포럼(KrIGF)을 개최했다.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인터넷 환경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포럼에서는 데이터3법이 시행됨에 따라 데이터 활용의 물꼬가 트인 가운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데이터 활용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줄여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도 제기됐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로 인해 개인정보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만큼 오남용될 경우 개인에게 미치는 피해도 이전보다 크다는 것이다.

이들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명시된 ‘가명정보의 과학적 연구를 위해 활용 가능하다’는 내용에 대해 명확한 정의가 없다고 피력했다. 서채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활용법’이 아니라 보호법”이라며 안전장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개정법에 의해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한 가명정보는 ▲공익적 기록보존 ▲과학적 연구 ▲통계작성 등의 목적을 위해서는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다. 이중 ‘과학적 연구’에 대해 산업·상업적 활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의견이다.

다만 이런 주장은 개정 데이터3법의 입법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개정 데이터3법은 데이터를 활용한 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한다. 이제 와서 산업·상업적 활용을 제한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산업계의 시각이다.

꾸준히 이슈가 돼 온 해당 주제에 대해서는 다수의 법조·법학계 관계자들도 산업계의 손을 들어줬다. 형제법이라고 볼 수 있는 신용정보법에는 산업적 목적의 연구나 통계작성이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산업적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명시가 없더라도 입법취지나 신용정보법을 미루어 보아 가명정보의 산업·상업적 목적 활용은 문제 없다는 것이 법조·법학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또 산업계는 데이터 결합 과정에서 가명처리된 정보를 재식별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데이터 결합은 개개 기업에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기관이 지정한 데이터결합전문기관에서 진행되는 만큼 부적절한 목적의 결합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현행법상 개인정보를 재식별할 경우 매출액의 3%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기업이 망할 수도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한 것”이라며 “대체 얼마나 중요한 개인정보기에 기업이 망할 위기를 감수하고서라도 재식별을 한다는 말인가”라고 말했다.

이어서 “산업계도 개인정보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이제 시작하는 단계에서 단순 우려만으로 데이터 활용을 억제한다면, 이를 활용한 산업이 성장하기란 요원한 일”이라고 피력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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