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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난에도 원격의료 논의는 제자리…국내 원격기술은 ‘해외로’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 국면에 접어들면서 병상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원격의료의 필요성도 꾸준히 대두되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원격의료가 허용되지 않은 탓에 국내 기업은 해외로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 19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97명으로, 지난 엿새 동안 신규 확진자 수는 1200명을 넘어섰다. 특히 교회를 중심으로 고위험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며칠 안에 병상도, 의료 인력도 크게 부족해질 전망이다. 이에 원격의료를 확진자가 급증할 때만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보다, 여러 기관에 적극 도입해 의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러나 의료계의 반발은 거세다. 지난 14일 대한의사협회는 ‘4대 악’ 정책 폐지를 내세우며 1차 총파업을 단행했고, 보건복지부와의 회동 이후에도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2차 총파업을 단행하기로 했다. 4대 악 정책에는 원격의료가 포함됐다. 현재 의료계는 대형병원 쏠림 현상 등을 이유로 원격의료 도입을 극구 반대하고 있다.

이렇게 정부와 의료계가 원격의료 도입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는 동안 국내 기업은 해외에 원격의료 관련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업체 제이엘케이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기술을 일본에 공급하기로 했다. 최근 제이엘케이는 일본 최대 원격 의료업체 닥터넷과 일본 진출에 관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닥터넷의 서비스를 이용 중인 일본 현지 의료기관에 인공지능 기반 원격진단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일본은 일찌감치 원격의료를 적극 활성화해왔다. 섬이 많아 모든 지역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고 고령층도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그동안 금지해왔던 초진환자의 원격의료까지 허용했다. 닥터넷이 일본 전역 의료기관에 의료 영상판독 서비스를 제공 중인 만큼, 여기에 제이엘케이의 인공지능 기술이 더해질 전망이다.

원격의료 관련 기업으로 주목 받았던 국내 헬스케어 기업 인성정보도 최근 헬스케어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한 신설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해외 시장 진출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 위함이다. 국내에선 원격의료 허용 논의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탓이다.

이런 기술 수출 사례가 늘면서, 국내 기업이 국내 시장에서 기술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규제가 풀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원격의료가 더욱 절실해진 점도 그 근거다.

국내 헬스케어 기업 관계자는 “이미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원격의료를 허용했기 때문에 선진국의 트렌드에도 뒤처지고 있고,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방식의 의료는 거스를 수 없게 됐다”며 “국내에서도 원격의료 시장은 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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