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위의 반란…KT·LGU+, 경쟁 딛고 AI·VR 동맹 가속화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KT와 LG유플러스가 경쟁을 넘어선 동맹관계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얼마 전 인공지능(AI) 연구개발에 힘을 합친 데 이어 이번에는 가상현실(VR) 생태계 확대를 위해 손잡기로 했다. 5G 가입자 유치로 혈투를 벌이는 두 통신사들의 이례적인 파트너십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이달부터 각 사 VR 콘텐츠를 공유하고 서로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이르면 오는 10일부터 레저와 엔터테인먼트 등 즐길거리 콘텐츠 위주로 약 10여편을 선공개할 방침이다. 추후 50편에서 100여편 사이로 공유 콘텐츠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올해 초부터 구현모 KT 대표와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 간 VR 콘텐츠 생태계 필요성에 대한 교감을 이루면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VR 서비스는 차세대 실감미디어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기대만큼 시장 규모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평이 나온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등 VR 기기 고도화가 더딘 면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VR 관련 콘텐츠가 많지 않다는 게 결정적 배경으로 꼽힌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 점을 들어 서로간 콘텐츠 공유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양사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VR·AR 활성화 정책을 주도하는 만큼 거기에 맞춰가는 면도 있고, 무엇보다 VR 콘텐츠 생태계를 넓혀가야 한다는 데 공감을 이뤘다”며 “다만 각사가 서로 다른 콘텐츠 파트너들이 있고 그들과의 지식재산권(IP) 문제도 걸려 있는 만큼 교류 콘텐츠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KT와 LG유플러스의 이번 협력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관계를 넘어 공고한 동맹을 꾀하고 있다. 지니뮤직은 양사 협업 시너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앞서 2011년 KT(36%)가 최대주주로 통합 음원서비스를 내놓은 이래 2017년 3월 LG유플러스의 지분투자(12.7%)를 유치했으며 이와 더불어 영업실적도 날로 성장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 2017년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SK텔레콤의 T맵에 대항하기 위해 KT내비와 U+내비를 합친 ‘원내비’를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가 카카오모빌리티와 새로운 전략적 관계를 맺고 ‘U+카카오내비’를 출시하면서 원내비 서비스는 KT가 나홀로 주도하게 됐다.
다만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우 KT와 LG유플러스의 동맹관계에서는 쏙 빠져 있는 모습이다. 양사의 이번 VR 콘텐츠 협력에 대해서도 SK텔레콤은 “결정된 바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KT와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로서 아직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SK텔레콤도 추후 참여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순 없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은 AI 분야에서도 양사와 결을 달리하고 있다. 삼성전자·카카오 등과 AI 연합군을 결성한 SK텔레콤과 달리 KT와 LG유플러스는 현대중공업지주 카이스트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LG전자 한국투자증권 등과 손잡은 전방위적인 산학연 AI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 간 경쟁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게 주된 시선이다.
KT와 LG유플러스가 함께하는 ‘AI 원팀’은 각사의 보유기술과 경험을 활용해 AI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월 출범했다. 특히 KT와 LG유플러스는 5G 통신 데이터에 기반한 AI 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만큼 추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양사는 각사의 네트워크 및 AI 기술력을 공유하고 홈 IoT 및 5G 서비스 개발을 함께하는 한편, 코로나19 국면에서 각사의 로밍 데이터를 감염병 확산방지에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한다는 방침이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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