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전자업계에 코로나19 영향력이 여전하다. 주요 업체들의 실적발표에서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다. 시발점인 1분기를 지나 2분기에 들어 여파가 본격화된 분위기다.
코로나19 자체는 부정적인 존재지만, 미치는 영향은 업체마다 달랐다. 가령 반도체 업계는 웃었지만, 스마트폰 업계는 울었다. 주력 상품 및 고객사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메모리가 주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서버, PC 수요가 늘면서 호성적을 기록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상승세다. 다만 3분기부터는 분위기가 사뭇 다를 전망이다. 상반기에 재고를 축적한 고객사들이 구매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을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오프라인 유통망 붕괴, 스포츠 이벤트 연기 등으로 구매 심리가 위축됐다. 온라인 시장이 살아나면서 일정 부분 만회한 것이 위안이다. 하반기는 이른바 ‘보복 소비’를 통한 우호적 시장 환경이 예상된다.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도 호재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스마트폰, TV가 주요 매출처다. 고객사와 한배를 탄다는 의미다. 양사는 동반 부진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일회성 수익으로 상쇄했다. 3분기는 기대 요소가 많지만, 고객사 제품 흥행 여부가 관건이다.
전자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고객사에 따라 성적표가 달랐다. 모바일 부진이라는 점은 같았지만, 갤럭시와 아이폰의 대결에서 애플이 판정승을 거뒀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LG이노텍은 통신용 반도체기판 등을 통해 하반기 실적 개선을 노린다. 갤럭시노트20과 아이폰12도 기대주다.
하반기도 코로나19 여파는 계속된다. 내년과 그 이후도 장담할 수 없다. 전례 없는 상황에 직면한 전자업계의 고민이 많다. 업체들은 코로나19 대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우려 속 선방이라는 성과를 냈듯, 당분간 지속할 코로나19를 잘 이겨내기를 바란다.